여권이 추진중인 이른바 '4대 법안'을 비롯해 기금관리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민생.개혁 법안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정국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금주중 이른바 4대 법안을 해당 상임위에 상정하고, 특히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표결에 대비한 대기령을 내렸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정무위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때 퇴장했던 것과 달리 4대 입법에 대해서는 실력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정면충돌이 불가피할전망이다.
특히 연기금의 주식 및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기금관리기본법개정안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며 정면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예상된다.
우리당은 22일 상임중앙위원회와 원내전략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이 철회를 요구하는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포함, 4대 법안의 상임위 상정을 시도키로 했다.
우리당은 또 한나라당이 법사위 상정에 반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본회의 참석을 공지하는 e메일을 발송했다.
우리당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11월12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한다'는 요지의 수석부대표간 합의각서를 공개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상임중앙위원회에서 “공정거래법은 정무위에서 충분한 심사를 거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지난 9월 맺은 합의문서에도 불구하고 처리를 안하겠다고 하면 중대한 국민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예산관련 민생법안은 우선적으로 다루되, 4대 법안에 대해서는 합의처리 원칙을 강조하면서 여당이 이를 어길 경우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확대원내대책회의와 상임운영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4대 법안과기금관리법 등에 대한 처리 문제를 논의, 이같이 결정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의 일방독주 처리를 반드시 저지해야 할 것”이라며 “기금관리기본법 같이 문제 있는 법안이나 국가보안법 폐지와 같은 '4대 악법'을 야당과 합의 없이 밀어붙인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표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문제와 관련해 “다수당이 숫자만 믿고 매번 협의하다 마지막엔 일방적으로 원안 표결처리 하자고 나오면 여야간대화와 절충은 있을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4대 법안을 비롯, 기금관리기본법, 공정거래법, 민간투자법,국민연금법 등 여당의 일방 처리 시도시 물리력으로 저지할 18개 법안을 선정, 발표하는 등 대여 공세를 강화했다.
한나라당은 여당이 공정거래법안과 최광 국회 예산정책처장 면직동의안을사실상 단독 처리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이날 정무위와 운영위의 예산심의를 이틀째 보이콧했다.
여야, '4대 법안·공정거래법' 갈등고조
입력 2004-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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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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