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한말 팔려고 나왔다가 이렇게 됐어요. 치료비도 없는데…. ”
자식 하나 없이 용인 구성에서 홀로 살고있는 장모(61·여)씨.
지난 1일 새벽 5시께 버스를 타고 수원 팔달로2가 정류장에서 내린 장씨는 갑자기 정류장으로 뛰어든 승용차에 부딪혀 팔이 부러지고 허리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산에서 주운 밤 한말을 수원 지동시장에 내다 팔기위해 이른 새벽 집을 나선 길이었다.
매달 15만원의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장씨는 “이제 곧 겨울이 올텐데 이런 몸으로 어떻게 일을 해야할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같은날 사고를 당해 허리와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고 있는 조선족 황모(27·여)씨도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꼭두새벽부터 남편과 함께 화성 병점 아파트 건설현장에 가기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사고를 당한 황씨는 “몸뚱어리가 재산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황씨는 “사고를 낸 10대 폭주족이 달아나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한데다 그동안 벌어놓은 돈도 없다”며 “현장에서도 더이상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며 걱정스러워했다.
세 아들을 위해 매일 아침 새벽기도를 다니던 장모(71)할머니는 이날도 어김없이 교회로 향하다 사고를 당했고 피해자 11명중 유일하게 숨졌다.
지난 1일 새벽, 10대 폭주족이 몰던 승용차가 버스 정류장으로 돌진하면서 11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동자들과 독거노인, 서민들로 밝혀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달아난 폭주족은 얼마전 경찰이 오토바이 폭주로 입건했던 10대인 것으로 드러나 폭주족에 대한 경찰들의 유연한 대처가 사고의 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사고가 난 이날 새벽에도 관할 경찰서인 수원중부서에서는 오전 1시께부터 `폭주'에 대한 민원전화로 단속강화 지침이 내려진 상태였다.
이번 사고에 왼쪽 다리가 골절되고 전신 타박상을 입어 입원중인 정모(51·노동)씨는 “아침 일찍 출근하다보면 수원시내 폭주족들을 굉장히 많이 만난다”며 “이번 사고뿐 아니라 차후 다른 사람들의 관련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경찰의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뺑소니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중부서는 수원남부서에 입건됐던 운전자 A군을 포함, 용의자 7명을 쫓고 있다.
폭주 입건 10대가 또… '폭주 뺑소니' 새벽일 나가던 서민들 날벼락
입력 2006-09-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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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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