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은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박청방 회장이 지난 5·31선거 당시 후보들에게 협회 자금 6천만원을 주고 지난해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자비 1억3천여만원을 사용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입수,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원지검 한명관 2차장검사는 5일 “한 제보자로부터 박회장이 지역 정치인들에게 로비했다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넘겨 받아 녹취자와 함께 있었던 참석자 1명을 지난 4일 불러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검찰이 입수한 녹취록은 지난 7월 수원 모식당에서 박회장과 도회 부회장, 2명의 운영위원들이 만나 협회가 도회에 지급한 6천만원의 경비 사용처를 운영위원들이 묻는 과정에서 한 참석자가 박회장의 진술을 녹음한 것이다.

 녹취록에서 박회장은 6천만원의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그것 누구 갖다 주고… 지금 시장들 다 되고 그랬는데 그걸 어떻게 내가 얘기하냐…. 나도 회사 돈 1억3천만원 갖다 썼어. ○○○, ○○○, ○○○(국회의원 이름) 쫓아다니느라고. 갖다 줄 만큼은 갖다 줘야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박회장과 참석자들을 불러 녹취 배경과 6천만원의 사용처, 로비 진위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그러나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구체적 혐의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데다 지난 4일 조사한 참고인마저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줬다'는 말을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진술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회장이 자신의 횡령 부분을 감추기위해 둘러대는 과정에서 이런 로비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