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13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공략에 화력(火力)을 집중하고 있다.

선거구획정위에서 확정된 수도권 의석은 서울의 경우 2석이 준 45석, 인천은 종전과 같은 11석, 경기는 3석이 늘어난 41석으로, 전체 지역구 의석 227석의 42.7%인총 97석에 달해 의석이 줄어든 다른 지역과는 달리 오히려 1석이 늘었다.

게다가 16대 총선은 시민단체의 공천반대 리스트 파문을 둘러싼 2여간 균열사태로 '2여1야'가 아니라 '3각'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여야 3당의 텃밭에서는 지역구도가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를 수도권에서 펼쳐질 여야간 사활을 건 한판싸움이 더 볼만하게 됐다.

우선 선거사령탑만 봐도 수도권 선거를 중시하는 여야 수뇌부의 내심이 엿보인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수도권 바람몰이를 기대하며 지난 97년 대선에서 492만여표를 득표한 이인제(李仁濟)씨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즉각 대중성이 높은 홍사덕(洪思德) 의원을 맞대결 카드로 꺼내보였다.

이에따라 대중연설이 뛰어나고 차세대 이미지까지 겸한 두 사람간 진검승부가 여야간 사력을 다한 수도권 대회전의 박진감을 더해줄 전망이다.

여기에 자민련도 경기도 맹주로 불리는 이한동(李漢東) 총재권한대행을 내세워수도권 바람몰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어서 이래저래 수도권 표심을 겨냥한 3당간 쟁탈전은 갈수록 불을 뿜을 전망이다.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을 계기로 '냉소에서 참여'로 기류가 바뀌고 있는 이른바 '사이버 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3당간 두뇌싸움도 치열하다.

여야는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20, 30대 청년층의 투표성향이 승패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386세대의 영입과 청년조직 강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3당의 공천전략 역시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이 촉발시킨 사이버세대의 '바꿔' 열풍에 맞춰 참신하고 개혁적인 '젊은 피'를 수도권에 집중 투입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인영(李仁榮) 우상호(禹相虎)씨 등 전대협 전 의장단과 이종걸(李鍾杰) 변호사 등 30, 40대 영입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워 수도권에서 돌풍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이와함께 서울과 경기도를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청년문화기획단을 발족시키는 등 수도권 청년조직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자민련도 386세대 등 젊고 참신한 인사를 적극 영입, 종전 10% 미만이던 젊은층의 지역구 공천 비율을 20-30%대까지 끌어 올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나아가 유명무실했던 청년조직을 지역 및 직능단위로 대폭 정비, 활성화시키는한편 변화지향적인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보수는 수구, 반동이 아니라 안정속에서 변화와 개혁을 지향한다는 것'이라는 이미지 차별화전략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최근 입당한 오세훈(吳世勳) 원희룡(元喜龍) 변호사와 학생운동권출신 오경훈(吳慶勳) 정태근(鄭泰根) 씨 등 386세대를 수도권 지역에 전진 배치,개혁벨트'를 형성하는 것으로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시.도별 청년위 조직 재건에 박차를 가해 현재 16개 시도별 조직 구성을모두 마쳤으며 최근 발족한 '미래연대'에 대해 당차원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약속, 젊은층 공략 창구로 삼고 있다.

사이버세대의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3당의 홍보전 역시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층에 다가설 수 없는 만큼 신세대의 구미에 맞추기 위한 다양한 홍보.유세기법을 개발, 이들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서자는 차원에서다.

민주당은 'N세대'로 불리는 사이버세대를 겨냥, 홈페이지 개편작업은 물론 사이버 토론회 개최, 사이버 자료전달 등 다양한 이벤트 개발을 통해 네티즌 공략에 한발짝 앞서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민련도 30대 초반 직장인을 겨냥해 세금, 주택, 교통, 환경문제 등에 대한 특화된 공약개발에 착수한데 이어 20-30대를 겨냥한 '사이버공약'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테크노 뮤직들을 개사한 로고송을 개발, 젊은 층에게 구전시키는 등 이색선거기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