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세관이 지난 6일부터 부패척결과 청렴실천을 위해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영화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한 ‘괴물’이 부정부패를 풍자한 패러디 ‘뇌물’로 둔갑하여 눈길을 끌었으며 공직자 스스로 부패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부패위험도 자가진단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선보였다. 최근 공무원들의 부패가 빈발하고 있는 와중이어서 주목된다.

 ‘바다이야기’사태가 정책실패가 아닌 부패게이트로 번질 조짐이 농후한 가운데 성인오락실 업주들이 뇌물을 건낸 공무원들의 명단을 공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구린내가 물씬 풍긴다. 공무원들의 비리도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법조 브로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직 부장판사가 구속되는가 하면 일전에는 건교부 6급 직원이 29억원을 횡령, 초호화판 생활을 하다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 5일에는 농림부 직원들이 훈장을 미끼로 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다가 경찰에 체포되었으며 8일에는 설악산 인근 보전산지를 무단으로 훼손하고 주택을 불법으로 신축한 현직 해양경찰서장과 인제군청 공무원이 한꺼번에 기소되기도 했다.

 그간 정부는 세계적인 추세인 ‘부패와의 전쟁’에 동참하여 공직자윤리법을 제정하고 부패방지위원회를 새로 만들었으며 각 부처마다 클린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공직자들의 부패를 방지한다며 요란을 떨었다. 또한 현 정부는 사회투명협약을 체결하고 국가청렴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정부혁신에 매진한 결과 부패지수가 전에 비해 7단계나 올랐다며 큰 소리 쳤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의 부패는 근절되기는커녕 상층부에서 말단까지, 그리고 범위 또한 입법, 사법, 행정 등 전방위적인데다 건수 또한 늘어만 가는 느낌이다.

 일전에 한 공무원이 펴낸 책에서 각종 사회적 병폐 및 국민분열 심화, 사회불안 가중 등 사회신뢰성의 붕괴를 우려하며 가장 큰 원인으로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따른 국민들의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의 임기말 공직기강이 벌써부터 풀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의 부패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으로만 개선되어도 최대 연 1.4%포인트 추가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