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쌀 관세화유예를 위한 제8차 협상에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입장차를 크게 좁혀 연내 타결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중국측은 이번 협상에서 의무수입물량(TRQ) 증량수준과 수입물량의 국가별 배분등 핵심쟁점에 대해 상당히 신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 쌀에 대해 이례적으로 2004년까지 관세화 원칙의 예외 인정을 받았지만 유예기간이 끝나는 연내에 쌀 관세화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 협상단은 이날 “중국이 핵심쟁점에 대해 상당한 신축성을 보임으로써 협상에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협상단은 또 “양국은 연내에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내에 미국, 태국 등 주요국과의 최종 입장조율과 함께 세부사항에 대한 추가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데 이해를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국과 태국 등 다른 주요 협상국가들과 추가협상을 갖거나외교채널 등을 통해 최종 입장조율 과정을 거쳐 중국과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금까지 관세화 유예에 대한 조건으로 올해 4%인 의무수입물량을 기준연도(88∼90년) 쌀 평균 소비량의 8%선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했었다.
　
중국은 또 그동안 쌀과자 등 가공용으로만 유통되고 있는 수입쌀을 밥쌀용으로시판할 것과 자국산 쌀의 수입 비중을 작년 57%에서 최대한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있다.
　
중국은 협상초기에는 10년간 관세화 유예를 주장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해 5년간 유예 후 중간점검을 거쳐 5년을 추가 연장하자는 입장을 보였지만 관세화 유예기간에 대해서는 우리측 입장을 받아들인 상태다.
　
앞서 정부는 지난주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의무수입물량 증량수준 등 핵심쟁점에 대해 어느 정도 입장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무수입물량은 8% 이상으로 늘려줄 수 없고, 중국산 쌀 수입비중을 늘리면 다른 협상국가들이 반발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중국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번 협상에는 한국측에서 이재길 외교부 DDA(도하개발아젠다)협상대사를 수석대표로 외교부, 농림부, 재경부 등의 관계관들이 참석했다.
　
중국측에서는 상무부 장향신 세계무역기구사 부사장을 수석대표로 상무부, 국가양유수출입공사 관계관이 참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