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의 전형적인 `수법'에 선량한 개미투자자들이 불과 8개월여만에 앉은 자리에서 수백억원을 날렸다.
기업사냥꾼 신모(36)씨는 지난해 8월 코스닥 상장기업인 (주)A사의 주식 359만주를 인수, 경영권을 장악한뒤 온갖 편법을 이용해 주식 보유율을 늘리고 주가상승을 유도해 왔다.
신씨는 우선 자신을 제3자로 지정, 주식 41만여주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하는가 하면 유·무상증자를 통해 보유주식수를 늘려나갔다.
주식 매입자금은 강남의 큰손인 사채업자를 통해 확보했고 거액의 이자와 원금은 증자로 들어온 회사 자금을 빼내 갚는 방법을 사용,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지 않았다.
주식을 매입한 뒤 사채업자에게 갚지 않은 돈과 공사대금 등 개인채무에 대한 독촉이 심해지자 신씨는 유령회사인 (주)N사를 설립해 (주)A사가 이곳에 투자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 15억원을 법인계좌에서 인출하는 등 모두 34억8천여만원을 횡령해 개인채무를 갚는데 사용했다.
결국 기업사냥꾼 신씨의 경영은 회사를 좀먹어 갔다.
신씨가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당시 한주에 3천원하던 주식은 올해초 600원으로 폭락했고 결국 신씨는 지난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주식 800만주(약24%)를 모두 매도, 이 회사와의 연을 끊었다.
그러나 주가폭락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투자자들의 몫이 됐다. 2천812만주(76%)를 갖고 있던 소액투자자들은 결국 신씨의 장난(?)으로 지난해 7월 주가로 가정했을 경우 불과 8개월여만에 600억여원이 넘는 손해를 본 셈이다.
이러한 신씨의 기업사냥은 오래가지 못하고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수원지검 특수부(조정철 부장·노만석 검사)는 17일 신씨를 특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조사 결과 신씨는 주식을 매입,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주가 상승을 유도하고 주가차액을 챙겨 빠지는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으로 (주)A사의 기업사냥이 실패하자 또다른 코스닥상장 회사인 (주)B정보통신에 대한 기업사냥을 준비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미투자자 울린 기업사냥꾼 덜미
입력 2006-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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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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