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전국에서 통하는 광역변호사'란 신조어를 만들어 가며 수 년동안 변호사 행세를 해온 '간 큰' 40대 가짜 변호사가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3부(방봉혁 부장검사.차맹기 주임검사)는 18일  A(49)씨를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사무장 역할을 한 송씨의 동거녀  B(42.여)씨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A씨는 검거 과정에서 수사관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

    검찰은 A씨 집에서 지난 2년간 일반 변호사보다 훨씬 더 많은 96건의  소송기록이 발견되고 오랫동안 법조 주변에서 활동하면서도 범죄 행각이 드러나지 않은 점을 중시해 법조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03년 8월-작년 5월 안산시 일대에서  모두  7명으로부터 채권가압류, 민사소송, 형사고소 사건을 의뢰받아 2천500만원의 변호사 수임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A씨는 "지역신문기자로 청와대를 출입하고 전국 어느 법원에서도 통한다"고 속여 주로 법지식이 없는 영세민과 식당주인, 자신이 다니는  교회  신도 등에게 접근했으며 '잘 나간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는 의뢰인들이 A씨를 먼저 찾아오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에서 드러난 A씨의 법 지식과 범행 수법은 검찰 수사관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했다.

    말쑥한 옷차림과 허우대에 3천cc급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번지르한 언변으로 이들을 속여 왔으며, 주로 변호사없이도 이길 수 있는 사건을  맡아  재판부에 변론서만 제출하거나 승소가 어려울 경우 지역 변호사에게 소개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겨왔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A씨의 안산 자택에는 20박스 분량의 소송 서류, 복사기,  컴퓨터 3대 등에 사건요약 접수부, 화이트 보드 등을 갖춰 재판 일정을  기록해  놓는 등 사실상 변호사 사무실과 판박이었다.

    방봉혁 3부장검사는 "세무소송까지 맡을 정도로 해박한 법지식을 갖고 있는 A씨는 자신과 동거녀가 연루된 고소.고발사건을 직접 변론하며 수임사건을 변론하는 것처럼 의뢰인을 속이기도 했다"며 "한 의뢰인은 1천만원의 성공사례비까지 약정했고 심지어 공무원도 속아 넘어갔다.

    일부 의뢰인은 수사 과정에서도 여전히 A씨를 변호사로 착각하고 있을 정도여서 수사에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검찰이 A씨와 관련된 자체 고소 사건과 경찰 송치 사건 등 2건을 교차 수사하면서 '법조 브로커' 단서가 잡혀 3년여에 걸친 가짜 변호사 행각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