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채권단이 이번주중 대우자동차 인수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업체에 입찰제안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190만대의 연간생산능력을 보유하고 부채가 무려 18조원에 이르는 세계 16위(98년 생산대수 기준) 자동차 메이커인 대우자동차를 놓고 세계 자동차업계사상 초유의 대형 입찰전이 막을 올리게 됐다.

해외에서는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직.간접적으로표명했으며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입찰참여를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해외매각 반대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나 정부는 대우자의조속한 처리를 위해 해외매각을 선호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 동상이몽 = 독일 폴크스바겐이 대우자에 관심을 표함에 따라 전 세계에서 연간 4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시장주도업체 6개사중 4개사, 즉 GM, 포드, 폴크스바겐,다임러크라이슬러가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GM은 대우가 소형자동차에 강점을 갖고 있는 점을 최대한 이용, 아시아시장 특히 중국시장을 공략할 구상이며 폴란드 등 개발도상국에 대우가 깔아놓은 생산.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GM은 현재 대우가 가진 차종, 부품업체,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청사진까지도 제시해놓고 있다. GM의 약속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대우에 대한 GM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점을 반증해주는 대목이다.

포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초기 단계다', '포드가 약해진다면 입찰에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표현을 써가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포드는 이미 일본에 마쓰다라는 자회사를 갖고 있다. 대우를 인수하지 않아도 무방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포드가 정밀실사를 요구하면서 인수전을 질질 끌어 대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대우의 내부정보만을 얻겠다는 악의를 가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대우가 인수했다가 계열분리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를 노리고 있다.

쌍용이 생산한 승합차에 자사 상표를 붙여 동남아에 팔아온 다임러크라이슬러 입장에서는 경쟁사인 GM이 쌍용을 인수할 경우 동남아 시장 운영에 치명타를 입을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폴크스바겐의 속뜻은 알려진게 없다. 이미 중국에 2개 생산법인을 두고 아시아공략 거점을 확보해둔 터라 정보획득 차원에서 관심을 표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연산 400만대 이상 6개사중 르노-니산은 삼성자동차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지만정보획득 차원에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맹주인 도요타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의 피아트도 잠재적인 후보로 분류된다.

국내의 현대자동차는 대우가 해외의 '공룡'에 매각될 경우 안방에서 힘든 싸움을 해야될 것을 우려해 방어적인 입장에서 이번 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구상하고 있으나 현대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단독으로 인수할 여력이 없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이 고민이다.

기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컨소시엄은 해외매각시 국내 중소 제조업의기반이 무너질 것을 걱정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과연 수조원대의 자금을 마련할 수있을지 미지수다. 독자 인수가 어려울 경우에는 해외업체나 현대와 제휴해 지분참여를 할 가능성도 있다.

르노로부터 삼성자동차의 지분 20% 가량을 유지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삼성도 잠재적인 후보다. 자동차산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그룹의 의지는 강해보이지만 해외매각 반대론자들의 삼성 대안론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 향후 전망 = 채권단은 설 연휴 직전인 2월1-3일중 이들 업체에 입찰 제안서를 보낸다. 2월 중순까지 입찰 의향서를 내도록 한뒤 의향서를 낸 업체에 대해 각각10-15일 가량의 실사 기간을 부여한다. 이런 절차를 통해 3월말께 우선협상대상자를선정, 상반기중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정부와 채권단의 구상이다.

정부의 기본 구상은 대우자를 현재의 상황으로 놔둘 경우 우수인력이탈이 심각해지고 기업 가치도 떨어지는 만큼 조속히 처리하자는 것이다. 인수 의지를 갖지 않은 업체에 제안서를 보내 시간을 끌도록 하는 것보다 진짜 의지를 가진 업체만 선별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는 듯 하다.

입찰 절차가 진행되면서 해외매각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해외매각찬성론자들은 자동차 회사의 몸집 불리기가 시대적 대세며 대우자동차가 이를 거스를 정도의 독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해외 메이커에 대우차를 팔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대론자들은 국내 부품산업의 붕괴와 고용 불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