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민주당을 향한 `러브콜'을 계속 보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강재섭 대표, 김형오 원내대표는 물론 당 중진의원들이 최근 들어 민주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지역화합을 위해 양당 합당이 바람직하다”는 구체적 발언까지 거침없이 나오는 등 `아니면 말고' 식의 단순한 찔러보기 수준을 넘어 선 듯한 모양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9일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 합당하면 좋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정책공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고, 강 대표는 2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양당이 합쳐질 수 있다면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재집권을 위해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한 연구부터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민주당을 의식한 발언이다. 중진의원들도 평소 민주당과의 합당 필요성을 공공연하게 제기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김무성 의원은 “영남 인사가 대통령이 되면 당 대표와 실세총리 자리는 호남 사람에게 보장해 줘야 한다”는 입장을 전파하고 있으며, 이 전 시장과 가까운 홍준표 의원은 “아직 민주당에 진정성이 전달되고 있지 않지만 끝까지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겠다”는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계파나 성향을 떠나 민주당과의 통합 내지 연대에 대해서는 상당수 의원들이 거의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민주당에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펴는 데는 내년 대선과 `정계개편'의 핵심으로 떠오른 호남과 민주당을 의식한 다분히 의도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여당과 민주당이 연합해 한나라당을 고립시키는 구도로 정계개편이 이뤄질 경우 대선 패배의 뼈아픈 전철을 다시 밟아야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될 수만 있다면 민주당을 먼저 끌어 안아 정계개편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고, 그것이 안된다면 여당과 민주당의 `틈새'를 계속 벌려 `반(反) 한나라 전선'을 구축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전략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민주당에 대한 러브콜이 득이 되면 됐지 손해 볼 게 전혀 없다는 판단이다. 당내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국민생각'이 지난 11일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