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직원인 정은상(사진 왼쪽), 황철민(가운데), 이수연(오른쪽)씨가 재윤군의 수술을 하루 앞둔 27일 아주대학병원을 찾아 재윤군의 어머니(뒷모습)를 격려하고 있다. /한영호기자·hanyh@kyeongin.com
“올 한가위는 병동에서 맞겠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악성 종양의 일종인 `호지킨스 임파종'을 앓는 이재윤(17·가명)군은 소중한 한가위 선물을 받았다.

경기도 공동모금회와 경인일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임직원들이 함께 하는 `희귀병 어린이 돕기' 수혜자로 선정된 것이다.

일용직 노동자로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아버지를 둔 가정 형편으로는 1천500만원이 넘는 수술비와 입원비는 감당키 어려웠다.

어머니 고정연(42·가명)씨는 “전세 보증금 4천만원이 전 재산인 우리 식구들에게 (재윤이의 난치병 소식은) 막막하고 아득하기만 했다”고 털어놨다.

평범한 보통 청소년 재윤이에게 먹구름이 몰려든 건 지난해 5월. 정연씨는 “기침을 하고 열이 나기에 단순한 감기 정도로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재윤이는 이후 한달이 넘도록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고, 병원 정밀 검사 결과 가슴 부분에서 작은 `혹'이 발견됐다. 조그맣던 혹은 점점 커져 기도를 누르면서 숨쉬기 조차 힘들어졌다.

같은해 12월 가슴을 절개하고 수술을 했지만 종양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고 결국 `항암 치료'라는 극약 처방을 선택했다.

지독하게 강한 성분의 항암제 때문에 머리카락은 모두 빠져버렸고 60㎏ 안팎이던 몸무게는 48㎏으로 줄었다.

재윤이는 28일 아주대병원에서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는다.

조혈모세포가 완전히 말라버려 면역력이 `0'에 가까운 재윤이는 이 수술을 받아야 비로소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본 면역력을 갖게 된다.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는 앞으로도 계속될 테지만 “병이 나으면 제일 먼저 친구와 놀고 싶다”는 재윤이에게 이번 수술은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소중한 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정은상씨는 수술을 앞둔 27일 정연씨를 찾아 “완쾌되기를 바라는 2만5천여 삼성 반도체 총괄 임직원들의 정성과 바람이 투병중인 재윤이에게 전해져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쾌유를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