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비만은 부와 건강의 상징이었다. 한때 통통한 여성들이 복스럽다고 여겨졌으나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이제는 깡마른 여성들이 미의 표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만 클리닉을 방문하는 10~30대의 여성들 중 상당수가 정상체중에 해당한다.
 이들의 클리닉 방문동기는 다양하지만 대개 외관상 예뻐 보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40대 이상의 중년들은 젊은 세대들과는 달리 비만이나 현저한 복부비만으로 내원하는 `진짜 환자'가 많다. 여기에 일부는 고혈압과 같은 만성 성인병을 한가지 이상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스운 일이지만 많은 환자들이 비만 클리닉에 다닌다는 사실을 배우자와 자녀에게 숨겨달라고 요구한다. 창피하다는 사람도 있고, 배우자가 반대한다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이들은 비만치료가 사치행위라고 여기기도 한다.
 사회가 변하고 미와 건강의 개념이 변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은 비만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비만을 치료의 대상이 되는 질병이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본인이 비만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비만도와 정상 체중을 알기 위해서는 굳이 체지방측정기를 이용할 필요까지는 없다. 줄자나 연필만 있으면 된다. 비만을 평가하는 대표적 방법은 2가지로 첫번째, 체질량지수(BMI)를 이용한다. 이는 몸무게(㎏)를 키(m)로 나눈 값을 다시 키(m)로 나누는 것이다. 이때 키의 단위는 m로 160㎝라면 1.6(m)로 나눠야한다. 가령 키 160㎝, 몸무게 60㎏인 사람의 경우 60÷1.6÷1.6=23.4가 체질량지수다.
▲ 오현주 원장

 체질량지수 값이 23~25인 경우를 과체중이라하고 25이상인 경우를 비만이라고 한다. 체질량지수가 과체중이라면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비만관련 질환의 발생이 증가하므로 적극적으로 체중감량과 운동, 식이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두번째 방법은 줄자로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것이다. 최근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에도 들어가는 허리둘레는 건강 위험도를 높이는 내장 지방의 축적 상태를 추정하는 중요한 지표다. 최하위 늑골하부와 골반 장골릉의 중간 부위를 측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냥 배꼽 둘레길이를 측정하도록 한다.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도를 높이는 기준치는 여성 80㎝, 남성 90㎝다. 다른 어떠한 측정도구보다 위의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건강위험도를 측정하는 가장 정확하고도 손쉬운 방법이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비만 혹은 과체중이라면 바로 체중감량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인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을 한번에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법이 바로 체중감량이다.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사망률이 30%가 높으며, 고혈압은 5.6배, 고지혈증은 2.1배, 당뇨병은 3배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비만 치료는 나이들어 중풍과 심장질환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이밖에도 비만은 지방간, 담석증, 역류성 식도염,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 등 소소한 질병들의 원인이 된다. 비만은 골관절염의 발생을 유발하고 통풍과도 관련이 있다. 여성은 월경불순과 불임을, 남성은 발기부전과 정자감소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비만은 암 발생을 높인다는 점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뚱뚱할 만 하니까, 뚱뚱한 거다.

 “난 별로 먹지도 않는데 살이 찌네요”, `전 물만 마셔도 살이 찝니다” 등…. 70㎏인 여성이 55㎏이 아닌 70㎏인 이유는 첫째 많이 먹기 때문이고, 둘째 70㎏이 될 수 밖에 없는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70㎏인 여성이 55㎏이 되기 위해서는 55㎏인 여성만큼 먹고, 생활하면 된다.

 가령 별로 먹지도 않는데 살이 찐다면 식사 대용으로 먹는 음식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 환자가 저녁을 굶고 밤에 TV를 보며 쥐포를 3장 구워먹었다면, 이것은 열량상으로 밥 한공기를 먹은 것이다. 열량을 많이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환자는 포만감이나 영양면에서 형편없는 식사를 한 셈이다.
 살이 찌는 두번째 원인은 생활습관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하루에 두끼만 먹는 게으른 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게 된다. 불규칙하게 식사가 들어와 공복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내몸은 언제 밥을 먹을 지 모르니 일단 들어오는 음식을 모두 저장하게 된다.

 체중감량과 체형관리

 체중감량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먹는 양을 줄이고 생활습관을 바꾸면 된다. 만약 혼자 체중감량이 어렵다면 비만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100명중 9명만이 비만클리닉을 방문한다는 조사가 있지만 정확한 진단과 의료상담, 과학적인 관리를 받으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면 성공률과 안전성, 비용 대비 효과적인 측면에서 비만 클리닉을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비만 클리닉이란 약물, 식이, 운동, 행동수정요법을 통해 체중 감량을 도와주고 여러 시술을 통해 체형을 관리해 주는 곳이다. 몸무게도 줄이고 살도 빼려면 체중감량과 체형관리를 같이하는 것이 좋다. 식이요법은 하루 세끼를 꼬박 챙겨먹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운동은 대사율을 높이고 요요현상을 방지하며 체력을 향상시키므로 반드시 식이요법과 병행해야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한다고 해도 이전 보다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요요현상은 일종의 보호장치다. 뇌에는 포만 중추가 있어 과하게 살이 빠지게 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대사율을 낮추고 계속 먹고 싶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 시기가 3개월이 지나면 포만중추의 체중 기준점이 변해 더 이상 신호를 보내지 않게 된다. 따라서 다이어트 성공후 3개월을 무사히 보내는 것이 다이어트 성공의 열쇠가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이어트 중이나 후에도 변함없이 식사량과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환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움말 인천 휴비만클리닉 오현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