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적인 도시개발로 인해 죽어가는 광교산이 급증하는 등산객들과 무분별한 음식점들의 난립 등으로 훼손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광교산은 수원, 용인, 의왕, 과천 등 경기남부 6개 도시와 접하고 있으며 특히 수원시의 주산으로 인근 도시의 중요 산림녹지 지역이다. 서식생물은 기하식물 등 모두 633종류로 분류되며 30년생 이상의 참나무 등이 서식하는 생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27일 오후 수원시 이의동 광교산 형제봉으로 향하는 3.5㎞코스 등산로 입구. 평일인데도 불구,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등산로에는 유실된 토사탓에 `U'형으로 깊게 파여 있었고, 깎여진 곳은 모래주머니가 군데군데 박혀 있었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오르내리는 바람에 심하게 망가지고 있는 등산로는 광교산의 황폐화를 주도하고 있다.
광교산 등산객은 평일에는 1일 평균 1만2천여명, 휴일에는 2만1천여명에 달한다. 공식적인 주요 등산로는 10개, 비공식적으로는 30여개가 넘는 것으로 수원시는 추정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사람들이 등산로를 많이 이용하다 보면 땅의 압력이 높아져 양분과 공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식물이 살 수 없다”며 “빗물과 등산객들에 의해 계속해서 `U'자형으로 땅이 파이면 사람들이 등산로 옆을 이용해 등산로는 더욱 넓어지고 황폐화는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공식적 등산로는 폐쇄하고 주 등산로는 3년마다 3~4구간씩 휴식년제를 도입하고 있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산정상에는 파인 등산로를 메울 흙주머니를 비치한 만큼 산을 내려갈때 한 주머니씩 가져가 메워주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용인시의 경우 지난해 10월 수지구청으로 광교산 관리를 이양했으나 구는 아직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수지구청 관계자는 “수지쪽 광교산의 공식적인 등산로는 8개 코스가 있으며 비공식적으로 주민들이 오르내리는 등산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구청차원에서 관리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주5일 근무제 시행 이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며 “몇개의 주 등산로만이라도 계단식 나무데크를 설치해야 황폐화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원시 이의동 일대 광교산 부근에 난립한 음식점들의 쓰레기와 오·폐수도 광교산 훼손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이 일대에는 32개의 식당이 성업중이며, 매년 당국으로 부터 불법영업행위로 고발조치돼 수백만원씩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에서 2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 A씨는 “예전에는 이 일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축을 기르며 살았었다”며 “현재 식당영업을 해 오히려 토양이나 수질 오염은 없는 편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지난 96년과 2000년에 분류식하수관을 설치해 생활 오폐수는 모두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진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광교산사랑시민운동본부 이홍식 사무국장은 “식당이 있으면 사람이 모이게 마련이고 오물이나 쓰레기 발생은 당연한 일이다”며 “광교산이나 청계산 등을 `도립공원'화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