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서 민간인 희생과 관련한 대책위원회가 결성되는 것은 처음이며, 수도권 지역에선 고양시에 이어 두번째가 되는 셈이다.
28일 낮 12시 모임장소인 인천시청 앞 한 음식점. 경인일보 지면을 통해 소개됐던 월미도와 강화도 유족들, 덕적도에서 형을 잃은 김종완(72)씨, 강화경찰서에서 아버지를 잃은 윤모(66)씨 등 유족들과 민간인학살을연구하는모임(이하 연구모임) 회원, 인천참여자치연대, 부천지역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차례로 도착했다.
월미도와 강화도 유족 등은 자체적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각 지역 유족들이 얼굴을 맞댄 건 이날이 처음이다. 첫 만남이었지만 각자의 가슴 속에 묻어둔 아픈 사연을 나누는 사이 유족들은 이내 동지가 됐다.
연구모임 최태육 목사는 “다른 지역은 대책위가 구성된 지 50년이 넘었지만 인천과 서울 등은 많은 피해를 입고도 아직까지 대책위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유족회와 시민단체 등이 힘을 합쳐서 묻혀지고 있는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인천지역 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함께 진실을 파헤치기로 뜻을 모았다. 대책위 명칭은 일단 `인천지역민간인학살진상규명위원회(가칭)'로 하고, 향후 김포와 부천지역이 포함되면 `경인지역민간인학살대책위' 등으로 확대재편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유족·단체 대표자회의 아래 집행위원회와 사무국, 유족회, 조사연구위원회 등으로 구성된다.
조사연구위원회는 현재 연구모임이 하고 있는 자료 발굴 및 증언자 인터뷰 등을 맡는다. 공동대표는 유족과 종교계 인사, 시민단체 관계자 등 3명이 맡고, 상임대표는 호선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진실화해위원회 인천지역 사건 추가 접수 기간이 11월 말까지이기 때문에 추석연휴가 끝난 뒤인 오는 10월 11일 발족될 예정이다. 남은 기간 안에 인천지역 사건들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증언자와 사건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