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9일 파행 중인 임시국회의 정상화를 위한 지도부의 물밑 접촉 속에서도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특히 여야 지도부는 모두 최근 당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것을 이유로 들면서 상대방에 양보를 요구했다.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당내 사정'을 부각시키면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모습이다.
대야 협상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지난 17일 4대 입법의 연내처리를 요구하며 서명작업에 들어간 당내 강경파들의 움직임을 예로 들며 한나라당의 섣부른 기대를 차단했다.
이부영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록 지도부에 협상 전권이 위임됐다 하더라도 지도부의 입장을 상당한 정도로 제한하고 싶어하는 의원들의 흐름이 강하다”며 “한나라당이 의연한 자세를 보이지 않고 국회 법사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어 우리당 의원총회도 자극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이어 “한나라당은 아직도 자신들이 원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 바라는 민생과 경제, 개혁을 성취하는데 있어서 집권 여당은 발목을 잡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효대사의 '화쟁'사상을 언급하면서 “상생이란 말은 참 좋지만 상생이란 말 속에는 하향평준화의 의미가 있다”며 “서로 화합하면서도 따질 것은 따지고 더 나은 것을 지향하라는 화쟁이 요즘 시국에서 떠올려야할 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부대표들을 만나 전날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와의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협상전략을 숙의했다.
이와 관련,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만날 필요성이 있는지 회의적”이라며 “굳이 만나도 별 성과도 없고, 만날 필요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표의 '4대입법 합의처리 약속' 등 임시국회 정상화 제안을 기점으로 공이 열린우리당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하며 여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내 일각에서 장외 투쟁 등 강경책을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야당의 제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것인 만큼 한나라당이 장외 투쟁 등으로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당내 온건파들이 기반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4대법안 처리 방식을 지도부에 일임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일”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한 뒤 “이 고비에서 선을 넘어버리면 그 다음에는 국가적으로 굉장한 충격이 올 수도 있다”며 여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이 많은 양보를 하고 깊은 생각끝에 내놓은 제의라는 점을 열린우리당은 인식해야 한다”면서 “공은 여당에 가있다”고 말했다.
여야, 임시국회 정상화 막판 기싸움
입력 2004-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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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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