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함북 화대리 지역 핵실험 실시가 발표된 9일 수원시내 한 가전매장에서 직원들이 일손을 놓은채 심각한 표정으로 뉴스특보를 시청하고 있다.
`설마'했던 북한의 핵실험이 9일 현실로 나타나자 한반도는 하루종일 술렁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보유는 기정사실”이라며 냉철한 후속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고, 시민·사회단체들도 강도높은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시민들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 직장과 가정에서 뉴스속보를 지켜보며 앞으로의 추이를 점치는 모습이었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송종환(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박사는 “핵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매우 크다”며 “북한의 핵 보유는 현실이며 이제 한반도는 비대칭 군사전략 체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핵 보유에 따라 기존의 대북 포용정책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박사는 특히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통해 장차 한국도 핵을 가질 수 있도록 (미국을)설득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핵 보유 필요성을 주장했다.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은 북한의 행동을 한목소리로 비판했지만 해법에 있어서는 보수·진보단체간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한국자유총연맹 경기도지회 성낙길(65) 사무처장은 “그동안 정부가 북한에게 보여줬던 `인도주의'는 결국 `핵' 이라는 엄청난 무기로 변해 우리에게 돌아왔다”며 “이번 일로 대북정책은 전면적으로 수정돼야하고 더욱더 강경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원경실련 김미정(40·여) 사무국장은 “일단 이번 북한의 핵 실험은 어떤 이유가 됐든 용납이 안된다”고 전제한뒤 “하지만 북한의 행동에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해법보다는 전세계가 책임감을 갖고 대화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지원 활동 등을 펼치고 있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경기도사업담당 홍상영(40) 부국장은 “올해 지원 사업이 매우 잘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자칫 중단이 될까 걱정이 된다”며 “지원 사업과 정치문제는 별개로 정부에서 현명하게 처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의 경우 충격과 함께 불안감을 나타내는 의견이 많았다.

자영업자 정진영(29·수원시 팔달구)씨는 “오전부터 소식을 듣고 하루종일 불안에 떨었다”며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최승원(31·인천시 남동구)씨는 “북 핵실험을 둘러싼 국제정세를 감안할때 이번 핵실험 강행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다”며 “하지만 정부도 강도높은 대북제재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근본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