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빈센트병원 건강증진센터 /송상욱 소장
 최근 예년에 비해 다소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는 다소 쌀쌀한 기온 때문에 겉옷의 필요함을 느끼게 해주는 계절이다.
 아무래도 요즈음과 같은 환절기의 흔한 질환을 손꼽으라면 단연 호흡기 질환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감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감기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환자와 함께 감기에 대해 아직도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다.
 가장 흔한 오해가 `쌀쌀한 날씨와 찬바람이 감기의 원인'이라는 것. 그러나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면 감기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서 걸리게 되는 것일까?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주로 인두부, 코 등 상기도점막에 감염돼 나타나는 증상을 말하며 감기를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의 종류는 무려 200가지가 넘는다. 성인에서는 리노바이러스가 전체 감기의 15~40% 정도에서 원인이 되고 코로나바이러스가 10~20% 정도를 차지한다. 또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바이러스에 의한 원인도 30~50%나 되고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리노바이러스도 그 혈청형에 따라 100여가지나 되는 서로 다른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많다보니 현대 의학 기술로도 감기를 완전히 퇴치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감기는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것이지만 감기의 전파경로는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기침과 재채기에 의해 바이러스가 공기중으로 전파되고 이렇게 오염된 공기가 감기전파의 주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는 환자와의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더 중요한 전파경로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는 상태다. 예를 들어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할때 손으로 입을 막는 경우가 많은데 그 후에 남들과 악수를 하게되면 감기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감기의 증상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 인후통, 목쉼, 기침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잠복기는 1~2일 정도로 매우 짧고 증상은 보통 4~9일 정도 지속된 후 별문제 없이 회복된다. 그밖에도 두통과 미열이 생기기도 한다. 고열이 나거나 전신의 통증이 나타날 경우에는 감기보다는 독감일 가능성이 높다. 같은 호흡기 질환이지만 인플루엔자라고 불리는 독감은 감기와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감기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감기와는 달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주원인으로 전체의 85%를 차지한다. 전파경로는 감기에서와 같이 포말흡입감염이나 직접적인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코, 입을 통해 감염되지만 주로 코, 인두부에 감염이 생기는 감기와는 달리 기관지, 폐까지도 침투해서 더욱 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잠복기는 1~4일 정도이고 한번 발생하면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걸리는 유행병의 양상을 보인다. 주로 겨울, 초봄에 많이 발생하다. 보통 감기는 3~4일 정도 앓고 나면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차적인 세균감염에 의한 부비동염, 중이염, 기관지염 등이 생길 수 있고 만성 폐질환이나 천식 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실 감기를 치료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없으나, 감기에 걸렸을 때에는 육체적인 과로를 피하고 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환자는 가급적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고 미열이 있거나 두통 혹은 가벼운 몸살기운이 있을 때에는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감기증상이 10일 이상 되어도 좋아지지 않거나 평소 기관지염, 중이염 등을 자주 앓아 왔던 사람, 그리고 안면부 혹은 귀에 통증이 있거나 39℃ 이상의 고열, 숨이 차거나 기침이 심할때, 인후통과 함께 목이 계속 쉴 경우에는 합병증이 의심되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건강증진센터 송상욱 소장은 “감기나 독감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감기의 전파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감기가 유행할 경우에는 손을 자주 씻고 코를 후비지 말아야 하며 되도록이면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감기와 달리 독감의 경우에는 백신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65세 이상의 노약자, 심장질환, 만성 폐질환, 당뇨병, 신부전증,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 등과 같이 위험성이 큰 사람들은 독감 예방접종을 매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접종 시기는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11월 이전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건강증진센터 소장 송상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