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청약저축 1순위자에게 입주 후 시세가 높게 형성되는 고층(로열층)을 우선 배정하는 '차등 추첨제'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대한주택공사가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심재철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주공은 지난 8월 공사 주택도시연구원에 '분양주택 추첨방식 개선에 관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주공은 이 연구 결과에 따라 청약 1순위자에게 로열층을 우선적으로 배분하는 차등 추첨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주공 관계자는 "그동안 청약저축에 가입하지도 않은 3순위자가 로열층에 당첨되는 반면, 청약저축 가입금액이 높은 1순위자는 낙첨하는 등의 문제로 형평성 문제가 대두돼왔다"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순위별 구분에 따른 형평성이 확보되고, 요행 심리가 차단돼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공은 앞서 지난 2004년 12월 고양 일산 주공아파트 1천150가구와 2005년 3월 화성 봉담지구 736가구, 같은 해 11월 용인 보라지구 762가구 등의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청약 순위가 높은 1순위자에게 고층을, 낮은 순위자에게 저층을 배정했었다.
주공측은 "납입기간이 길고 청약저축 금액이 많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청약저축 제도의 취지나 목적을 감안할 때 1순위자에게 선호도가 높은 층을 우선 배정하는 것은 합리적 방법"이라며 "다만 용역결과가 중요한 만큼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다면 제도는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심재철 의원은 국감 현장에서 "현행 주택공급법상 추첨 방식에 제한이 없는 것을 악용해 주공이 임의대로 동.호수를 차등 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1, 2순위 뿐 아니라 3순위 청약자에게도 공평한 배정이 되도록 법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