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가 중에서 ‘차이나 타운’ 이 없는 나라가 한국이다. 세계적인 교역규모가 10위권이지만 한국에는 세계적인 기업을 거느린 화상이 없다. 화교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 한국 화교 이민사 120여년만에 중국자본과 관광객을 다시 모으기 위한 차이나타운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건설지역은 인천의 영종도다. 물론 일산과 대구 그리고 무안에서도 차이나타운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두바이와 도미니카에서도 차이나타운을 건설한다는 소식이다.

지난 주말 영종도 운북지구 차이나타운의 건설을 앞두고, 인천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화교연구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들은 첫째, 역사적 측면에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인천의 자유공원일대에 대한 가능성 둘째, 훌륭한 자산을 관광 등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점 셋째, 경제적 차원에서 거주자와 관광객을 융합시키는 정책의 부재 그리고 넷째, 미국이나 일본 등지의 차이나타운에 비해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활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천이 차이나타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반화교정책이 차이나타운의 쇠퇴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던 점을 감안할 때 얼마나 반성하면서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지 걱정이다. 뒤늦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중화권 경제의 거대성과 동원력만을 의식해 화교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북지역 83만평에 대규모 ‘차이나타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러한 회의적 시각에는 화교자본과 중국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며, 과연 화교들이 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인가하는 의문과도 연결된다.

세미나 참석자가 지적한대로 ‘인천이 현재의 차이나타운도 제대로 못 살리면서 어떻게 동북아시아의 허브도시로 성장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차이나타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먼저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그것은 정치인이나 사업가의 시각이 아니라 중국인의 시각에서 문제를 봐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차이나타운의 철저한 화교화가 성공의 열쇠라는 지적을 인천이 어떻게 해결해 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