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물이 생분뇨 등으로 인해 심하게 오염된다고 한다. 그것도 정부가 시범으로 추진하고 있는 하수도관거정비사업의 부실공사로 인해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정화되지 않은 생분뇨는 인과 질산 등의 수치를 높여 상수원인 팔당호의 부영양화를 초래, 수질정화 기능을 상실케하는 등 오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정부 정책의 실패를 질타하지 않을 수없다.

팔당물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자 의무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팔당물의 직접적인 오염원인 분뇨 처리를 위해 모두 36조원을 투입, 국책사업으로 하수관거정비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우선 양평·가평에 200억원을 들여 팔당호 분뇨투입시범사업을 벌였으나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이 사업은 기존의 정화조를 폐쇄한뒤 하수도관을 오수와 우수로 분리하고 오수관으로 생분뇨를 직접 흘려보내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토록 하는 방식으로 완벽한 시공만이 성공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부실시공으로 인해 우수관으로 분뇨가 유입돼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물론 부실시공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팔당물은 수도권 2천400만 주민의 생명줄이어서 그렇다. 부실시공으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릴 경우 균열이 생긴 오수관에 빗물이 유입돼 하수처리시설의 용량을 넘겨버리는 바람에 생분뇨가 팔당호로 그대로 방류되고 있는 셈이다.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5년과 2006년 6∼7월 두달간 양평군 강하하수처리장의 오수유입량이 1일 처리용량인 3천600㎥의 최대 2배(8천72㎥)를 넘겨 초과량만큼 오수가 열흘 이상이나 팔당 상수원에 그대로 흘러들어갔다고 한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무사안일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공사 완공이후 그동안 부실시공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보완공사는 커녕 대책없이 생분뇨를 그대로 방류한 사실은 어떻게 변명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정부의 해당 부서인 환경부는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추궁이나 제재조치 없이 방치하면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부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이미 발주된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부실시공 여부를 정밀 재진단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처사일 게다. 그리고 팔당상수원을 주민들이 믿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되도록 처음부터 근본적인 대책을 다시 수립하기를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