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활동을 종료한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의 논의결과를 법령 등을 통해 실행에 옮겨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18일 첫 전체위원회 회의를 갖고 내년 말까지 예정된 장기 항해의 닻을 올렸다.

◇과제=사개추위가 출범과 함께 가장 서둘러 다루게 될 안건은 사개위가 합의한 개혁안들 중 '로스쿨'과 '국민의 사법참여제' 도입 등이다.

로스쿨의 경우 2008년에, 국민의 사법참여제는 1년 앞선 2007년에 각각 도입키로 사개위에서 결론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개추위는 로스쿨 설립인가기준 등과 관련된 법령안을 올 상반기 중에 마련, 가을 정기국회에서 상정한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

관련 법령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교육부장관 산하에 정부, 법조인, 법학교수,공익대표 등으로 구성된 법학교육위원회를 구성, 내년 상반기에 각 대학교들로부터 로스쿨 설치신청을 접수받아 하반기 중에는 적정한 기준을 통과한 대학교들에게 인가를 내준다는 것이 사개추위의 계획이다.

이와함께 사개추위는 1단계 형태의 사법참여제 도입을 위한 법령안도 상반기중에 마련해 하반기부터 시행준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 사법참여제란 피고인이 참여재판을 희망하는 '중죄(重罪)' 형사사건의 경우 일반 국민 5∼9명 규모의 '사법참여인단'(가칭)이 재판에 참여, 재판부에 유·무죄에 대한 의견을 참고로 제시하는 과도기적 형태의 제도이다. 사개추위는 시급한 이들 과제 외에 전국 5개 고등법원에 상고부를 설치하는 안건 등 다른 과제도 가급적 올 가을 정기국회에 대부분 상정한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전망=사개위 논의단계에서 입학정원에 대해 위원들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다수안(현행 법조인 배출수준 유지)과 소수안(현행 수준 유지 반대)을 냈던 로스쿨 안건의 경우 사개추위에서도 적정 입학생수를 놓고 한바탕 격론이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로스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각 대학의 분위기에 비춰볼 때 로스쿨의 인가와 관련된 법령정비작업도 상당한 논란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사법참여제 도입안건의 경우 각계의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은 거의 없지만 2007년 이전에 모든 준비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사개추위의 발걸음을 재촉케하는 과제일 수밖에 없다.

전국 5개 고등법원에 경력이 많은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상고부를 두어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건의 3심을 처리토록 하는 '고법 상고부 설치'안도 사개위 단계에서 단일안이 아닌 다수안으로 채택된 것이어서 소수안이었던 '대법관 증원'안과의 재격돌이 예상된다.

군검찰의 권한과 조직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군사법제도 개혁안의 경우 전쟁에 대비해 존재하는 군조직의 지휘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개추위는 기획추진단을 통해 주요 안건들을 논의해 가닥을 잡은 뒤 한달에 한번꼴로 실무위원회를 열어 의결하고 두달에 한번씩 전체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최종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활동해나갈 계획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