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시외버스 업무가 70년대식 수기(手記) 작업에 의존하는 등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세계속의 경기도' 구호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같은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면허만 내고 실제 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미운행노선의 규모는 짐작조차 못하고 있는데다 어떤 버스가 어디에서 몇시에 출발하는지 조차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경기도 교통국에서 관리하고 있는 시외버스인허가 대장은 각 페이지마다 빨간줄과 깨알같이 적어넣은 손글씨들이 가득하다. 인허가 내용에 대한 변경신청이 들어올 때마다 빨간줄로 긋고 수정사항을 적어 넣은 것이다. 보통 한달에 40~50건에 이르는 변경사항을 모두 이렇게 처리한다.
도 시외버스 허가건수는 총 623개 노선. 600페이지가 넘는 대장이 모두 이런 식이다. 민원인에게 전화가 걸려와 특정노선을 확인하려면 이 대장을 손으로 일일이 뒤져 봐야 한다. 그나마 대장에 기입된 내용이 맞으라는 법도 없다.
버스회사들이 노선허가만 받아놓고 운행하지 않는 것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대략 최소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추산되는 미운행노선은 버스업체들만 알뿐 누구도 정확한 현황을 모른다. 실무자들조차도 “며느리도 모른다”고 할 정도다. 그래서 버스노선을 묻는 전화가 오면 해당 터미널에 문의하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현황조사는 없었다. 설사 `살아있는' 노선이라 할지라도 허가 내용대로 출발시간과 경유지를 지켜 운행하는지 여부는 알 도리가 없다.
도관계자는 “업무량이 너무 많고 복잡해 도저히 전산작업을 할 엄두가 안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