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고차 거래가 크게 부진해 매매상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가 불황일때 새차보다 중고차가 잘 팔린다는 통설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 남부와 인천, 서울지역을 담당하는 서울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한해 3만4천여대가 판매돼 월 2천840여대꼴로 판매됐으나 올해는 9월말 현재 2만3천여대, 월 2천600여대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자동차 연식문제로 인해 연말이 가까워 질수록 중고차 시장이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20% 이상 급감한 수치로 풀이된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S중고차 매매상사의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중고차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부유층과 서민층의 소비가 양극화돼 중고차 시장이 더 크게 타격을 입고 있다”며 “연식을 넘겨야 하는 겨울철 비수기 요인까지 겹쳐 요즘은 매매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디젤차종의 판매도 경유값이 대폭 오르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경유와 소형차는 보합세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차종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형은 50만~70만원, 대형은 100만~200만원, 레저차량은 70만~100만원 각각 하락했다. 2004년식 NF쏘나타(2.5)는 올 초에 1천800만~1천900만원이었던 판매가가 지금은 1천600만~1천700만원으로 떨어져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판매불황의 끝이 어디인 지 알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매매상들은 말하고 있다.

서수원중고자동차 매매단지의 심종진(54·동광상사)씨는 “지난해부터 중고차 거래가 크게 줄어 업체들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우고 있으나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걱정”이라며 “일부 업체는 동남아 몽골 등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요즘은 해외중고차 딜러들이 입국해 직접 거래를 성사시키는 경우가 많아져 이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