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2005년 우리나라 사망원인은 40~50대의 경우 암 다음으로 간질환이 높은 순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40~50대 남성의 경우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여성에 비해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잦은 술자리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중년 남성들은 그야말로 간질환의 사각지대에 빠져 있는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은 연간 1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술 소비 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간경화 환자들 대부분이 하루 소주 1~3병 이상을 10년 넘게 마신 음주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또 만성적으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의 약 75%가 지방간을 가지고 있다.
세란병원 내과 송호진 과장은 “술은 90% 이상이 간에서 분비되는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식초산으로 분해돼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번진다. 문제는 간에서 1시간에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보통 10~15g(소주 1~2잔) 정도인데 비해 우리는 너무 많은 술을 한꺼번에 먹는다는 것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음주문화는 단 시간에 폭음하기 때문에 간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술은 또한 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을 많이 먹으면 알코올이 간에서 지방의 합성을 촉진하고 간세포를 상하게 해서 지방간이 생기게 된다. 지방간은 발생 즉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방치해두면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까지 발전하기 때문에 발견 즉시 술을 끊고 약물과 운동 등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간질환 왜 생기나?
하지만 이런 양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알코올 처리 능력이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은 여성들이나 알코올 분해 효소가 거의 없는 사람들은 각별히 더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 술로 인한 간질환은 만성간염에서 간경변증에 이르기까지 종류와 증상의 정도가 실로 다양하다. 피로, 전신 쇠약감, 구역, 구토,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의 일반적인 증상 외에도 가슴과 등에 거미 모양의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거나, 콧등, 코 주위 볼에 혈관이 나타난다거나, 식욕이 떨어지거나, 오른쪽 늑골이 묵직하고 아프고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알코올성 간질환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간질환은 예방이 최선의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는 음주법!
1. 적정량을 넘는 음주는 금물=간에 손상을 주지 않는 최대 음주량은 일반적으로 칵테일, 스트레이트 양주, 고량주 등은 2잔, 맥주는 1병, 소주는 석잔 이하 정도다. 이보다 과할 경우 일시적 지방간으로 변하는데, 아직 간세포는 파괴되지 않고 간이 좀 부은 상태이므로 술을 마신 뒤 적정기간, 약 3~5일 정도 금주하면 간은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된다.
2. 일주일에 적어도 2, 3일은 휴간일(休肝日)을 갖는다=술을 마신 뒤엔 적어도 2~3일 동안은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간도 쉬어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음주는 간경변이나 간암을 유발한다.
3. 공복엔 절대 마시지 않는다=빈속에 술을 마시면 위벽을 상하게 할뿐 아니라 알코올 분해효소가 채 작용하기도 전에 술이 체내로 흡수돼 간에 큰 부담을 준다. 때문에 우유, 죽과 같은 자극성 없는 음식을 먹은 뒤 술을 마시는 게 좋다.
4. 담배를 삼간다=주당들은 흔히 술과 담배를 함께 한다. 흡연 자체도 유해하지만 술과 함께 하면 알코올이 니코틴 흡수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또 알코올은 간의 니코틴 해독기능도 약화시킨다.
5. 숙취는 충분히 푼다=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자 몸의 대사를 촉진하는데 필수적인 요인. 술을 마신 뒤 괴로운 것은 알코올이 몸 안에서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가 대뇌를 자극시키거나 속을 뒤집는 것을 막기 위해선 알코올 성분을 몸 밖으로 빼내는 것이 최선이다. 당분과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알코올 대사가 빨라져 숙취해소에 좋다. 꿀물이나 유자차 등을 마시는 게 좋다. 운동하는 것도 대사촉진에 도움이 된다.
6. 음주후 목욕은 피한다=술을 마신 뒤 목욕을 하면 체내에 저장된 포도당이 급격히 소모돼 체온이 떨어진다. 게다가 알코올이 간의 포도당 저장기능을 저해, 쉽게 혼절할 수 있다.
<도움말 세란병원 내과 송호진 과장>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