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여성단체연합이 한국남자와 결혼해 사는 외국인 여성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들 여성의 상당수가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은 물론 인종차별까지 받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외국인 여성들은 이같은 몰인권 상황을 견디다 못해 자취를 감추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여성단체연합에 따르면 도내 여성결혼 이민자수는 지난해 4월말 현재 1만6천681명으로 전국 6만6천912명 가운데 24.9%를 차지해 광역지자체 중 가장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낯선 땅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야 할 이들 여성 가운데 상당수는 차별과 폭력에 노출돼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경기여성단체연합이 도내 7개 지역에 사는 결혼이민자 등 이주여성 2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7.3%가 우리 사회에 성·국적·인종 차별이 있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외국인 여성들은 8시간인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89.9%나 되는데도 월평균 소득은 79%가 100만원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중 2명은 직장내에서 구타를 당하거나 심지어 성폭력 피해까지 입었다고 한다. 남편 등 가족으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하는 경우도 10%나 됐다.
외국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우리 스스로를 부끄럽게 하는 야만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동남아의 반 한류(韓流) 분위기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충격적인 조사내용을 계기로 외국여성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과 함께 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국내정착 이주 여성 인권대책 절실
입력 2006-11-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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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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