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이 당안팎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 발생했던 과거사를 매개로 한 여권의 공세가 국정원의 과거사 규명작업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3일부터 진행된 의원연찬회에선 소속 의원들로부터 적지않은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박 대표에 대한 비판의 초점은 과거사에 대한 소극적 대응과 당명개정 추진, 국가보안법 등 현안 대응에 있어서의 수구보수적 대응 등에 모아진다.
 
먼저 수요모임은 작년 7·19 전당대회 이후 박 대표 체제의 최대 지지그룹이었으나 이번 연찬회에선 가장 비판적인 세력으로 '변신'했다. 여기에 개혁성향의 일부 수도권 및 영남권 출신 의원들이 '반박세력'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수요모임은 비주류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의원 주도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한 목소리를 내며 '반박연대'를 구축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당초 당명개정을 앞장서 요구했던 수요모임은 이번 연찬회에서 박 대표가 추진하는 '당명개정'에 대해 '사당화'라는 의혹을 던지며 “당 혁신이 수반되지 않는 당명개정은 불가”라고 반대했다.
 
대권 경쟁과 관련해서도 박 대표를 겨냥, 당권-대권 분리를 주장하고 새로운 후보들이 누구나 뛰어들어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상수 의원은 “현 지도부가 사퇴하고 임기 1년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고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자”고 가세했다.
 
발전연 소속인 고진화 의원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열린우리당 신기남 전 의장 해법을 받아들여야 한다. 박 대표는 2선으로 후퇴하고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부산 출신인 권철현 의원도 “박 대표가 최근에는 온정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대표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인맥·지연 등을 중시하는 인맥정치에 매몰될 위험성마저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중도성향의 모임인 '국민생각'이나 보수성향인 '자유포럼', 온건성향의 일부 수도권 출신 의원 및 대구·경북 출신 의원 등은 박 대표 리더십에 대해 부분적으로 비판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박 대표를 떠받치는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제1정조위원장을 지낸 공성진 의원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박 대표가 정면돌파 의지가 없이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의원들은 지적하는 데 내가 본 박 대표는 그렇지 않다”, “누가 그 자리(대표)에 있어도 이 정도 결과를 못낼 정도다”며 박 대표를 옹호했다.
 
'친박진영'은 수요모임, 발전연 등의 박 대표 비판배경에 대해서도 '순수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들이 박 대표와 대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와 정치적, 정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박 대표 흔들기'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