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일당이 3만원… 밤새 마사지해 월급 80만원…'.

지난 10일 `철 지난' 코리안드림을 안고 관광비자로 입국한 러시아 여성 A(20)씨. 취업이 금지돼 있는 관광비자로 입국했지만 실은 취업을 목적으로 온 잠재적인 불법 체류자다. 악착같이 돈을 모아 금의환향하겠다는 집념으로 고국을 떠나 왔건만 결국 그녀가 닿은 곳은 부천의 한 유흥주점.

금발에 늘씬한 몸매, 테니스 코트의 여왕 `샤라포바' 같은 외모지만 그녀가 받는 급여는 고작 일당 3만원. 생활정보지에서 `유흥도우미 월300만원+a'라는 글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한국에선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었지만 A씨에겐 이도 감지덕지였다.

태국전통마사지 업소에 불법취업한 태국인 B(21)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전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밤새 일하고 받는 급여는 고작 월급 80만원이다.

외국인 전용클럽에 불법취업한 필리핀인 D(26)씨도 박봉이긴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여성들의 불법 취업이라는 약점을 악용, 낮은 급여로 유흥업소 등에서 일을 시킨 업주들이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먼저 합당한 사증을 발급받아 약점 잡히지 말아야겠지만 터무니없는 박봉의 악덕 업주들을 보면 단속 주체로서 기분이 찜찜하다”며 “더 큰 문제는 제조업체들과는 달리 유흥업소에서 불법체류 여성을 고용할 땐 보건증 등 여성들의 건강 및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는 외국인 불법고용업체에 대한 단속을 벌여 마사지업소 및 유흥업소에 외국 여성을 불법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업주 김모(30)씨 등 5명을 입건, 조사중이며 불법 취업한 러시아 여성 A씨 등 7명을 강제퇴거 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