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주자 '빅3'의 대권 행보가 연말을 맞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신년 초 각 언론사별로 대권주자 지지도가 발표되고 그 결과가 당내  경선 구도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최대한 '뛰고', '말하고', '보여주면서'  유 권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견인해 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전에 없이 발길이 분주하다. 시민단체 창립식 참석, 지역대학 특강, 시장 방문, 동문회 참석 등 정기국회 기간 미룬 대권행보를 몰아서 소화하는 듯한 모양새다.  가장 대표적 예는 지난 5일 포항과 대구 방문에서 파격적으로 선보인 언행을 꼽을 수 있다. 이명박 전 시장의 고향인 포항으로 날아간 박 전 대표는 죽도 어시장에서 빨간 장화, 비닐 앞치마, 비닐 장갑 등으로 영락없는 '시장 상인'으로 깜짝 변신한 뒤 "대게 사세요"를 연방 외쳐대며 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했다. 같은 날 대구 계명대 특강에서는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에 대한 질문에 대 해 "아직 검증은 시작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이 전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듯한 말도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큰 격차로 지지율 수위를 지켜 온 이 전 시장측은 비교적 느긋한 입장에서  '수성'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문화과학도시, 서민층 1가구 1주택 공급 등 정책 측면에서도 대권 예비경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자체 판단하에 내년 초까지만 이런 페이스를 유지하면 이른바 '대세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최근 경쟁자들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갖가지 비방전도  난무하고 있지만 외견상 직접 대응하지 않으면서 상대측의 허를 찌르는 역공을 구사하는 것도 이런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측근은 "내달초 신년 여론조사에서 지금과 같은 지지율  격차가  유지된다면 사실상 당내 경선판도는 굳어진다고 봐야 한다"며 "지난 2002년 의외의 대선 결과에 대한 국민의 후회가 크기 때문에 차기 대선은 현재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지사는 '100일 민심대장정' 이후에도 지지도가 계속 한 자릿수 대에 머물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흔들림 없는 민생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각종 강연에서는 "본선 경쟁력은 내가 최고", "내 역할은 새 한나라당 건설" 등 의 자신감에 찬 발언을 빼놓지 않는다. 때가 되면 대역전을 거머쥘 기회가 올 것이란 얘기다.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현격한데도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결국 당이 정권 탈환을 위한 '대안'으로 자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있어서라는게 손 전 지사측 설명이다.
대안론의 핵심은 손학규야말로 '군사정권'을 모태로 영남과 기득권층의 지지 속에 명맥을 이어온 한나라당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