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인천국제공항 명칭개정 논란(경인일보 7월28일자 3면 보도)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인천이 공항 명칭개정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의 명칭개정 움직임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계진 의원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인천-세종국제공항 명칭 변경안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인천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범시민협의회'(이하·인천범시민협의회)는 명칭개정 반대측 토론자로 참석해 달라는 이 의원 측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 의원 측은 인천시에 토론자 추천을 요청했고, 시는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인천범시민협의회와 시의 공청회 불참 방침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번 행사는 법개정을 위한 사전 절차로, 반대 측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근거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공항 명칭개정은 한나라당의 당론도 아닌 개인의 생각"이라며 "인천범시민협의회와 협의해 무대응이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명칭변경이 국제적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명칭을 바꿀 경우 물질적·행정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인천의 공청회 불참의사를 '묻지마 님비현상'으로 비꼬았다. 이 의원 측은 공청회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성급한 박탈감과 피해의식으로만 대응하는 이번 현상을 보면서 '묻지마 님비(blind nimby)'라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지 않은가 자문해 본다"고 했다.

인천이 공항 명칭개정에 반대하는 것을 지역이기주의로 규정한 것이다.

이 의원 측은 "일부 시민이 반대해도 지역여론을 이끌고 있는 분들이 오히려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며 "견해가 다르면 지역 소수 언론을 통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공청회에 참석해 말하고 설득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인천범시민협의회 관계자는 "인천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명칭개정은 논란의 가치가 없다. 세종대왕 이름을 공항명칭에 넣는 게 진정한 국어사랑이냐"고 지적했다.



/목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