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군 보릿고개마을에서 농촌체험활동을 마친 어린이들이 인근 용문산 자락 갈대밭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2]도농상생 농어촌 체험관광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 자락의 '보릿고개마을'. 8살 상진이는 조그마한 손으로 보릿가루와 쑥가루를 주무르며 개떡을 만든다. 모양도 어설프고 맛 또한 껄끄럽기까지 하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이 곳을 찾은 상진이의 얼굴엔 평소 찾아볼 수 없는 환한 미소가 번진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 맷돌을 돌려야 할 때는 다른 꼬맹이 녀석들과 '어처구니'를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까지 벌인다.

'슬로푸드 마을'로 지정된 양평군 보릿고개마을은 콘크리트 숲에 사는 도시민들의 정서적 빈곤감을 채우고, 자연친화적인 전통문화를 맛보기 위해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슬로푸드 마을'은 경기도가 2004년부터 농사일 외에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 농어마을에 소득을 올려주고, 도시민들에게 전통문화나 전통먹거리, 자연친화적 체험 등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면서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 체험 관광사업'의 하나다.

도시민에 전통먹거리 등 제공

시행 첫해인 2004년엔 2만4천여명에 그쳤던 체험관광객들이 지난해엔 24만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 결과 10개 마을에서 연간 27억여원의 소득을 올렸다. 일부 농가는 주수입원인 농사일로 번 소득보다 더 많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시장개방화에 맞서 도내 농어촌이 또하나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그린투어(농어촌 체험·관광사업)"라며 "도시민들에겐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더 나아가 우리 국민들이 우리 먹거리만을 이용하는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아무리 시장이 개방돼도 우리 농어촌, 우리 농어업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전국 최초로 양평 보릿고개마을, 연천 청산김치마을, 안성 서일농원 등 10곳의 '슬로푸드마을'을 조성한데 이어 녹색농촌마을 22곳, 산촌마을 11곳, 기타 전통테마마을, 산림휴양시설 및 주말농장 등 다양한 그린투어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각각의 마을에선 계절별 농사체험, 생태체험, 전통놀이체험, 문화체험,전통음식체험, 웰빙체험 등 문화·여가·관광·생태 등을 결합시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산나물과 약초, 콩, 도토리, 잣, 김치 등 지역 특색의 농산물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도는 또 농촌 외에도 산촌, 어촌 등의 그린투어 활성화를 통해 그동안 소외됐던 이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블루오션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2년새 방문객 10배이상 늘어

우선 어촌체험마을의 경우 도는 현재까지 화성시 궁평·전곡·제부·매향·국화마을과 안산시 선감도·종현마을, 시흥시 오이도마을 등 모두 8곳을 지정, 어촌관광안내를 비롯해 고급 화장실, 샤워실, 휴게소 등을 갖춘 종합안내소와 휴게광장, 해안가로등, 분수대, 정자 등 휴게시설, 야외세족장과 머드체험 놀이기구 등 지역별 특색을 살린 편의·체험시설 등을 확충했다. 또 각 해안의 갯벌에 대해 주기적으로 안정성 검사를 실시, 위생문제도 해결했다. 그 결과 8곳의 체험마을에 연간 115만명의 관광객이 방문, 126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도는 이와 함께 안산시 선감도 누에섬에 높이 17m의 등대전망대를 설치해 서해바다와 갯벌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고, 제부도에는 항구와 해수욕장을 잇는 나무다리를 만들어 밀물시 바다 위를 걸으며 유명한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조성했다. 또 지난 3월엔 안산시 탄도항에 어업문화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어촌민속전시관'을, 화성시 궁평항에는 1천500평 규모의 수산물직판장을 건립,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도내 10곳 연간 27억 소득올려


도는 어촌체험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음에 따라 지난해부터 오는 2008년 완공을 목표로 화성시 전곡항에 280여억원을 들여 전국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113척의 요트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요트복합 어항' 조성사업에 나서고 있고, 내년 하반기엔 서해안 어촌관광벨트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산촌마을 활성화를 위해 현재 남양주 축령산 자연휴양림 등 8곳의 자연휴양림을 오는 2010년까지 가평(강씨봉·칼봉산), 용인(초부리), 동두천(왕방산), 여주(산책) 등 5곳을 추가로 조성해 삼림욕, 숲체험, 산속의 숙박, 토속 먹거리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연간 150만명이 찾는 도내 9곳의 수목원·식물원도 오는 2010년까지 960억원을 들여 안산 선감동, 화성 자생화. 부천 까치울 등 8곳을 추가로 조성하고, 산촌생태마을도 12곳에서 21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