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출연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공모하면서 초스피드로 합격자를 결정할 계획이어서 '공모를 가장 한 내정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도는 최근 발표한 경기관광공사 사장 모집공고를 통해 15~26일 서류접수, 27일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28일 면접에 이어 29일 합격자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또 면접도 예외적으로 생략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덧붙였다.

실질적으로 서류접수자들의 검증기간이 단 이틀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최근 공모를 진행중인 다른 도 출연기관 단체장 공모와는 배치돼 '내정설'이 관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의 경우 지난 4~11일 서류접수를 받아 지원자 30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벌여 13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했고, 18일 면접시험을 거쳐 빠르면 이번 주말께 최종 합격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역시 지난 6~14일 서류접수를 받은 결과 12명이 서류심사를 거쳐 지난 18일 면접시험을 치렀고 21일 3배수로 압축, 빠르면 이번 주나 내주 초에 이사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증절차를 일관해 온 도가 극히 짧은 시간에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경기도 관광산업 전반을 책임질 적격자를 선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도는 지난 8월말 공모를 통해 이모(58)씨를 도립의료원장에 내정했다 뒤늦게 수뢰 전력이 드러나자 원장 선임을 취소하고 재공모 절차를 진행, 원장자리가 2개월이나 공석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도 홈페이지에는 "서류접수 마감 다음날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그 다음날 면접을 본 뒤 합격자를 발표하는 것은 충분한 능력을 검증하기에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며 "일반 기업체도 신입사원을 뽑을 때 서너차례 검증을 거치는데 공기업 사장을 이처럼 허술하게 선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경기관광공사는 현재 사장과 상임이사, 본부장 2명 등 모두 4명이 동반 사퇴해 경영진이 공백상태"라며 "사장이 공석이 되면 지체없이 공석을 메우도록 한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사장추천위원회 위원들이 공모방식을 결정해 추진되는 것"이라며 "사장을 내정한 바도 없으며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적합한 인사를 사장에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손학규 전 지사 임기말에 도자기엑스포 사무총장에 임명된 임도빈씨의 사표가 지난 15일자로 수리됨에 따라 경기도 산하·출연기관 단체장중 손 전 지사 인맥이 모두 물갈이 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