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대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태의 배경에는 오염된 지하수를 깨끗한 물로 허위판정한 수질검사기관과 개발업자 그리고 이를 눈감아준 공무원들이 있었다.
특히 이들에 의해 깨끗한 물로 둔갑된 지하수는 일반 가정집을 비롯해 학교와 어린이집, 숙박업소, 음식점 등 전국적으로 1천여곳이 넘는 시설에서 식수로 사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20일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를 조작한 혐의(위계공무집행 방해)로 Y환경생명기술연구원 이모(54)대표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수질검사기관 대표에게 뇌물을 받은 국립환경과학원 박모(45)과장 등 3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수질검사기관 대표와 연구원들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지하수개발업자들의 부탁을 받고 질산성 질소 함유량을 기준치 이하로 조작, 허위 성적서를 발급한 혐의다. 개발업자들은 이 허위 성적서를 제출하고 각 지자체로부터 지하수 준공확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환경과학원 박과장은 검사기관으로부터 지도감독을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1천8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밝혀졌으며 김포시청 직원 박모(39)씨와 인천 중구청 직원 손모(28)씨는 현장에 나가서 직접 시료를 채취·봉인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개발업자들에게 봉인지만 작성해 준 혐의(허위공문서작성)로 적발됐다.
이번에 허위 또는 부실검사가 확인된 기관은 전국 52개 민간·공공 수질검사 기관 중 Y연구원 등 민간기관 7곳, D대학교 환경보건기술연구소 등 대학부설기관 4곳, 도내 모 지자체가 운영중인 상하수도사업소 등 공공기관 3곳이었다.
검사조작이 확인된 지하수가 식수로 공급된 곳은 가정집 489곳, 학교 168곳, 어린이집 19곳, 마을 상수도 286곳 등 1천400여곳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오염 지하수 전체에 사용 중지 조치를 내렸으며 수질검사 결과를 조작한 8개 기관의 지정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현재 평택의 한 어린이집과 인천 강화의 모 초등학교 등 교육기관들은 급식을 중단하고 빵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특히 지난 6월 수도권 일대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 사건과 관련해 오염된 지하수로 씻은 야채를 식재료로 공급한 안성농협사업연합 간부 성모(46)씨와 안성시청 공무원 송모(33)씨 그리고 지하수개발업자와 수질검사기관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질산성 질소란
질산성 질소는 사람이나 동물의 분변이 유입되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질산이 체내 혈액에서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면서 산소 운반을 방해, 산소 결핍 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 유아의 경우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하는 청색증, 성장발육 부진, 빈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 1953년부터 1960년 사이 체코에서 70PPM 이상 질산성 질소 함유물로 우유를 타마신 어린이 115명이 청색증에 걸려 9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다.
오염지하수 맑은물 판정 학교 식중독사태 불렀다
수질검사기관 + 개발업자 + 공무원 '짝짜꿍'
입력 2006-12-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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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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