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팔당댐 위를 지나는 공도교가 폐쇄된지 2년여만에 다시 개통됐다. 사실 공도교의 재개통은 단순히 막혔던 길이 다시 뚫린 것 이상이다. 공도교는 지난 30여년간 남양주 조안면 주민들이 농산물을 실어나르고, 강 건너 친구를 만나고, 점심 한끼 먹으려는 손님들을 맞이하던 정든 길이었다. 그러나 지난 98년 팔당대교~양평간 6번 국도 개통으로 조금씩 활력을 잃기 시작하더니 지난 2004년 팔당대교~팔당댐간 45번 국도 개통으로 '죽은 길'이 됐다. 그와 함께 그 길을 오가던 사람들도 함께 생기를 잃었다.
그래서 이번 재개통으로 공도교는 새 생명을 얻었고 지독한 불경기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새 희망을 찾았다.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다산유적지 앞에서 군밤과 군고구마를 팔고있는 이재복(65)씨. 20년동안 살면서 물 좋고 산 좋은 이곳에서 늘 사람 북적대는 맛으로 살았던 그에게도 공도교의 재개통과 함께 맞은 새해는 남다르다.
이씨는 "공도교가 다시 개통된 다음에 서울 사람들이 강원도 갔다가 오는 길에 많이 들르더라구. 주말만 되면 막히던 길도 지난주부터 많이 뚫리는게 눈에 보이고…"라며 밝은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장사는 큰 재미를 못봤다. 아직 초기라 사람들이 잘 모르고 겨울 추위탓이기도 하다. 이씨는 "그래도 작년에는 겨울에 여기(다산유적지) 사람 거의 없었어. 오늘처럼 많은 걸 보면 그래도 올 한해 괜찮지 않겠나?"
부인과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온 강흥용(38·광주시 장지동)씨는 "팔당댐(공도교) 통행이 금지된 다음에는 이쪽으로 잘 안오거나 일부러 팔당대교를 넘어 다녔다"며 "최근 다시 개통돼 차도 덜 막히고 길도 가까워져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일대 맛집들은 한동안 급감했던 반나절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의 명성이 살아난다며 흥분하고 있다.
30여년째 장어와 매운탕을 팔고 있는 감나무집 조운봉(64)사장은 "눈앞에 뻔히 보이는 강 건너편 길을 10여분 정도 더 돌아 팔당대교를 넘어야 올 수 있었지만 이젠 공도교를 통해 오다보니 광주나 이천, 성남권역 손님들도 많이 늘었다"며 "손님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 개통을 하다보니 겨울 비수기에도 (할 만하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호선(51) 이장은 "공도교 폐쇄로 교통이 불편해지면서 관광뿐 아니라 농산물 물류 비용이 늘어나고 주말농장 이용률이 뚝 떨어졌다"며 "이번 개통으로 전체 면민(3천800여명)의 80%에 달하는 농민들이 올해는 훨씬 나아질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