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한 부녀자 실종사건이 이렇다할 단서나 목격자를 찾지 못하면서 자칫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경찰의 초기 대응과 공조수사 과정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10일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노래방도우미로 일하던 배모(45·여)씨가 군포 금정역에서 마지막 전화통화를 한뒤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 지역에서 휴대폰 전원이 꺼진 때가 바로 지난달 14일이다.

그러나 경찰은 한달 가까이 배씨의 금융거래 내역이나 수색작업을 하지 않다가 화성에서 중소기업 경리계장인 박모(52·여)씨가 퇴근길에 실종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함께 조사를 의뢰했다. 박씨의 경우도 경찰은 실종 다음날인 4일 신고를 받았지만 나흘이나 지난 8일에서야 통화내역 조회를 의뢰했다. 이는 통신회사가 쉬는 주말동안에는 통화내역 조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원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박모(37·여)씨 역시 지난달 24일 집을 나가 화성시 비봉IC 인근에서 휴대폰이 끊겼지만 다른 실종 사건이 보도된 8일에서야 통화내역 조회에 들어갔다.

경찰은 실종된 배씨가 가출이 잦아 당초 범죄 피해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말이나 휴일에 긴급 통화내역 조회가 불가능한 현재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까지 일부 사건의 경우 용의선상에 오른 실종자 주변 인물이나 차량이 있었지만 뚜렷한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그나마 휴대폰의 최종 위치를 안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정확한 시점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수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래방도우미, 화성지역 등과 같은 공통점을 볼때 신속한 공조수사가 아쉽다.

수원 여대생(20) 실종사건 역시 아직 뾰족한 단서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주변 탐문을 통해 범죄와 관련이 없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으나 일단 수사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