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요금 인상을 둘러싸고 경기도, 버스업계, 민주노동당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노당은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원칙적인 반대론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버스업계는 존폐위기로 맞서고 있다. 또 경기도는 버스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도민의 참여를 배제한 채 요금인상을 추진, 화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불신의 시발점은=이번 버스요금 책정을 둘러싼 갈등은 경기도, 버스업계, 민주노동당간 불신의 삼각관계에서 시작됐다. 특히 경기도의 비공개 정책이 화를 불렀다는 의견이 높다.
경기도는 지난 2004년 7월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이후 버스정책을 대부분 비공개로 추진해왔다. 서울시와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모든 카드를 공개적으로 꺼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번 버스요금 결정과정에서도 도는 한번도 공개적으로 버스요금안을 내놓지 않았다. 시민단체에서 '밀실협의'라고 몰아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는 버스업계 관계자들과 수차례 논의를 진행해왔고 관련 전문가 그룹과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쳤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시민생활에 직결되는 요금인상안을 시민에게 자신있게 내보이지 못했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서울시가 인상안 결정전에 시의회의 의견청취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
또 버스요금 인상요인인 버스업계의 적자폭을 둘러싼 불신도 뿌리깊다. 이번 요금인상 결정시에도 버스업계측은 2005년도 적자가 1천444억원이라고 제출했으나 이를 검증한 경기도(경기개발연구원)는 793억원으로 축소했다. 적자규모가 2배나 차이가 난 것이다. 시민단체나 민노당이 적자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버스업계도 '대안없는 비판'이라고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이들은 특히 "임금이 체불되는 버스업계의 열악한 사정을 민노당이 간과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요금인상 꼭 필요한가=전반적으로 버스업계가 경영위기에 몰려있다는데는 인식을 같이하는 눈치다. 도는 버스조합의 운송수지를 분석한 결과 이번에 마련된 인상안대로 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원가보전율이 97%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겨우 원가만 보전할 수 있을 뿐 이윤은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며 "요금이 계속 동결될 경우 고사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노당도 무조건적인 인상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민노당이 반대의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인상폭과 절차상의 문제다. 도는 일반버스의 기본요금을 카드 800원에서 900원으로(12.5%), 현금 850원에서 1천100원으로(29.4%)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서울시의 인상안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올 하반기 수도권 통합요금제 시행을 앞둔 포석이기도 하다.
이같은 인상폭에 대해 민노당은 "너무 과하다"면서 "데이터의 신뢰성도 의문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도권 통합요금제 시행을 전제로 요금을 인상할 것이 아니라 제도 및 서비스개선을 먼저 한 뒤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버스업계는 "통합요금제 시행과 요금인상은 별개다"면서 "만약 통합요금제가 시행되지 못해 요금인상이 계속 지연된다면 도내 버스업계는 모두 도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성 확보가 관건=버스요금인상은 서비스개선과 버스업계의 경영개선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갖고 모두 총족해야 한다. 지난 2004년 7월 서울시가 과감히 예산을 투입해 준공영제를 도입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 그러나 경기도는 서울시와 달리 31개 시군으로 버스사업권이 쪼개져 있어 통합적인 준공영제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도입한다 하더라도 예산을 감당하기 어렵다. 민노당이 교통시설특별회계에 교통세를 신설해 대중교통 지원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해 밀어붙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버스요금인상' 道·업계·민노당 갈등 왜?
입력 2007-01-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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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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