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수 / 지역사회부
충북 옥천군 안남면 도농리에 임진왜란때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중봉 조헌 선생의 묘소가 있고 그 아래 선생을 모시는 표충사란 사당과 신도비가 있다. 해마다 9월이면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중봉충렬제란 옥천군민의 날 행사가 성대하게 열린다. 조헌 선생의 유지를 되새겨보는 '중봉의 발자취를 따라서'란 테마답사 여행상품까지 개발했다. 학술제와 문화제 등이 수시로 열리고 독도 문제 등이 불거질 때면 군민들이 선생 묘소 앞에 모여 시위도 한다. 옥천이 선생을 구심점으로 삼고 내고장 인물로 만들기에 열심인데 반해 정작 선생의 고향인 김포는 조용하다.

그러면서도 김포를 빛낸 역사 인물을 물어보면 김포인의 십중팔구는 선생을 첫손에 꼽으며 우저서원을 얘기한다. 우저서원이 선생을 기리는 곳임에는 분명하지만 현실은 초라하다. 전시 유품도 많지 않고 일화와 관련된 것도 별로 없다. 지역의 초·중·고등학생이 문화탐방차 서원을 찾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볼거리가 없다는데 실망한다.

행사도 마찬가지다. 중봉예술제는 김포문화예술제에 슬그머니 흡수 통합돼 버렸다. 이래서는 안된다. 우선 생가터에 서원을 세웠다는 일부 문헌의 기록을 철저히 검증하고 치밀한 고증을 거쳐 생가 위치를 확인해 복원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복원후 서원과 함께 선생을 기리는 장소로 활용한다면 훌륭한 지역문화 탐방코스로 자리잡을 수 있다.급속한 인구 증가로 도시화하고 있는 김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김포의 정신과 역사의 중심으로 자리할 수 있는 선생을 새롭게 조명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생가 복원은 그래서 시급하다.

=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