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자민련 중앙위원회 임시대회에서 李漢東총재권한대행이 총재에 선출됨에 따라 지난 1월 朴泰俊전임 총재의 총리직 이동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돼온 자민련의 지도체제 문제가 일단락 됐다.

자민련은 李총재 체제 출범으로 전임 朴총재 때보다 한층 보수 색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李 총재가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명분이 「자민련을 통한 보수세력 대통합」에 있는데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등을 계기로 자민련이 보수차별화 쪽으로 총선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李 총재가 이날 총재 취임사를 통해 『민주화 추진과정에서 공연히 위축되고 분산되고 침묵하고 있는 자존심 높은 보수안정 희구세력을 결집시키는 보수대통합을 주도할 것』이라며 보수대통합의 선봉 역할을 자임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李 총재는 16대 총선에서도 당의 보수색채를 분명하게 함으로써 총선구도를 보수와 진보세력의 양자대결 구도로 몰아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李 체제가 연착륙을 하기까지는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되며 첫번째 관문은 4·13 총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대 총선를 승리로 이끌지 못할 경우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 총재 체제는 쉽게 허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민련의 「오너」라 할 수 있는 金 명예총재가 李 총재를 영입해 총재직을 맡기데는 취약지인 서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을 보강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수도권 총선결과가 李 총재의 향후 위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점을 잘 알고 있는 이 총재는 향후 총선과정에서 보수세력 결집작업을 통한 당세확장과 함께 충청권은 金 명예총재에게 맡기고 자신은 근거지인 중부권을공략하는데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李 총재의 측근은 『수도권의 당세가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총재의 거점인 경북 부부, 충청권과 인접한 경기 남부,인천 등을 중심으로 자민련 바람이 불 것』이라면서 『최소한 15대 총선때 자민련이 수도권에서 획득한 의석의 2배 이상은 얻게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민주당의 내각제 강령 배제,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민주당 李仁濟 선대위원장의 충청권 출마선언 등으로 악화되고 있는 2여관계를 재정리해야 하는 부담도 떠안고 있어 향후 2여 관계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결국 金 명예총재-李 총재 「투톱 시스템」의 순항 여부는 총선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安榮煥기자·ahnyo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