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 인문학부 교수가 아버지의 논문을 표절, 교수에 임용될 당시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대학측이 징계위원회를 구성, 사실 확인에 나섰다.

경기대는 22일 "'진실·개혁·통합을 위한 경기대학교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이하 진조위)'가 지난해 초 인문학부 N교수와 N교수 아버지의 논문을 비교·대조한 결과 일부 내용에서 표절한 부분이 발견됐다 "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N교수는 1989년 '파발제고-중국의 파포제와 척후포제를 기준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썼다.

그러나 이 논문은 N교수의 아버지가 1981년 발표한 논문 '조선시대 군사통신 조직'과 내용이 대부분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N교수의 아버지는 자신의 논문에서 조선 시대의 군사통신 분야인 봉수제·파발제의 성립과 조직을 다뤘고 N교수는 파발제가 중국에서 조선으로 도입·전개되는 과정을 기술했다.

또 N교수가 쓴 '파발제고'의 내용은 아버지의 논문 가운데 '제 3장 조선 후기 군사통신의 변천'과 같았으며 N교수의 '파발 조직' '파발군 신분' 부분은 아버지 논문과 내용·인용 사료·각주는 물론 문장 부호와 도표까지 똑같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조위는 "N교수가 지난 91년 경기대 동양사 전공 교수로 임용될 당시 최종 임용 후보자 중 동점자(131점)는 N교수를 포함해 3명이었으며 N교수의 논문 표절 행위가 밝혀졌다면 N교수는 교수 임용에서 탈락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조위는 당시 교수 임용 심사위원이었던 A교수가 N교수 아버지의 제자(박사과정)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기대 관계자는 "진조위가 표절 의혹을 제공했으나 아직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면서 "23일 열리는 1차 징계위원회의 사실관계 규명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대는 학내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해 지난 2005년 12월 시민단체와 내부 교수 등 17명으로 구성된 진조위를 발족했고, 2006년 8월 중순까지 9개월에 걸친 조사내용을 1천50쪽 분량의 '조사 백서'에 담아냈다.<경인일보 2006년 9월29일자 1면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