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때는 제사를 지낼 때 차를 올려서 '차례(茶禮)'라는 말도 생겼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술이 차의 자리를 대신했다. 차 전문가들이 조선시대부터 일제 해방까지를 한국 차 문화의 공백기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면서 미국의 영향으로 한국의 차 문화는 커피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 몇몇 기업이 본격적으로 차나무를 상업화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 티백 형태의 녹차가 나왔다.
▲茶를 분류하는 방법
차나무는 잎사귀의 크기로 대엽종과 소엽종으로 나뉜다. 대엽종은 따뜻한 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는 품종으로 인도 아삼지방과 스리랑카가 주산지다. 소엽종은 중국 일본 한국에서 주로 생산된다. 대엽종은 차 잎이 크고 두꺼우며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이 많아 홍차나 우롱차 같은 발효차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한국에서 자라는 소엽종 차나무의 대부분은 녹차의 재료로 쓰인다.
소엽종·덖음차 한국인 입맛에 탁월
4월말~5월중순 수확 '상품성 최고'
찻잎의 가공방법에 따라서도 종류는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증제차와 덖음차로 구분한다. 증제차는 말 그대로 증기를 가해서 잎을 찌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덖음차는 기름을 붓지 않고 솥에 찻잎을 넣고 볶은 것을 말한다. '덖다'라는 단어는 순수우리말로 '물기가 조금 있는 고기나 약재, 곡식 따위를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다'를 뜻한다. 증제차는 녹색이 선명하고 풀 냄새가 더 강하게 난다. 덖음차는 구수한 맛이 있어 한국 사람의 입맛에 잘 맞는다.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서도 차는 구별된다. 차나무는 겨울 동안 양분을 빨아들여 4월5일 전후에 잎을 낸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나온 것을 첫물차, 5월 말에서 6월 중순에 나온 것은 두물차, 7월에 나온 것은 세물차라고 한다. 나머지는 끝물차다. 순서대로 1번차, 2번차, 3번차, 끝물차라고 부를 때도 있다. 일찍 나온 차일수록 맛이 좋다.
강 회장은 "시중에 나와 있는 티백으로 만든 녹차는 보통 끝물차라며 그렇게 좋은 차는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24절기 중 곡우인 4월20일 전에 나온 잎으로 만든 차는 우전차라고 한다. 떫은 맛이 덜하면서도 감칠맛이 강해 가장 고급으로 친다.
몸에 좋은 '카테킨' 떫은 맛 유발
카페인, 커피 1/3… 웰빙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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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맛에는 쓴맛, 단맛, 신맛, 짠맛, 감칠맛의 기본적인 다섯 가지 맛에 떫은 맛이 더해진다. 여기서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을 '카테킨'이라고 한다. 보통 녹차 안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 '카테킨'은 녹차의 주요 폴리페놀 성분이다.
봄에 딴 찻잎일수록 가격을 더 쳐주는 것은 감칠맛 때문이다. 감칠맛은 먹을수록 입맛을 더 당기는 것을 말하는데 이른 봄에 나는 찻잎일수록 강하다. 찻잎 안에 있는 데아닌이라는 아미노산이 감칠맛을 나게 하는데 차의 떫은 맛을 완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어느 시기에 나는 찻잎이든 카테킨이 들어 있는 양은 비슷하지만 감칠맛이 얼만큼 강하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녹차에는 카페인도 들어있다. 커피와 화학적으로 같지만 양은 커피의 3분의 1 정도다. 하지만 녹차 속의 데아닌이 카페인의 작용을 억누르고, 카테킨이 카페인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