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康奉均) 전 정책위의장 등 의원 23명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 탈당과 `국민통합신당' 창당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임종인(林鍾仁) 이계안(李啓安) 최재천(崔載千) 천정배(千正培) 염동연(廉東淵) 정성호(鄭成湖) 의원 등 앞서 탈당한 의원 6명을 합하면 통합신당 논의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여당을 떠난 의원은 모두 29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회 의석분포는 재적의원 296석 가운데 한나라당 127석, 열린우리당 110석, 민주당 11석, 민노당 9석, 국민중심당 5석, 무소속 34석 등 다당제 구도로 재편됐다.
한나라당은 근 3년만에 원내 제1당의 지위를 되찾은 반면 17대 총선에서 과반인 152석을 거머쥐었던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분당되며 제2당으로 추락해 의회 권력이 다시 보수진영으로 넘어갔다.
탈당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될 교섭단체는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과 통합신당 창당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어서 정계개편 움직임과 대선정국의 변화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날 탈당에 참여한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와 강 전 정책위의장, 김낙순 노웅래 노현송 박상돈 변재일 서재관 양형일 우윤근 우제창 우제항 이강래 이근식 이종걸 장경수 전병헌 제종길 조배숙 조일현 주승용 최규식 최용규 의원 등 23명으로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선을 넘어섰다.
이들은 `참회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 창당은 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고 본다"며 "우리는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기득권을 선도적으로 포기함으로써 `국민통합신당'의 밀알이 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참회와 반성의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탈당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또 "중산층과 서민이 잘 사는 미래선진한국 건설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중도개혁세력과 함께 통합신당을 창조해 나갈 것이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의정활동에 충실하면서 통합신당 창당에 진력하겠다"며 "우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책임있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심껏 협조할 것이나 정치적 개입은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금주말께 워크숍을 갖고 교섭단체 대표 선출 등 진용을 갖추는 한편, 천정배 의원측 및 선도탈당한 의원들과 대화를 통해 가급적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집단탈당에 이어 유선호(柳宣浩) 김태홍(金泰弘) 의원이 오는 7일 개별 탈당을 검토중이고 이상경(李相庚) 안민석(安敏錫) 의원 등도 주말께 탈당해 천 의원측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14일 전당대회를 전후해 임종석(任鍾晳) 송영길(宋永吉) 의원 등 재선그룹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탈당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장영달(張永達) 원내대표는 "이렇게 분열하는 게 국민에게 도리인가. 옳은 방법이 아니다"고 비판했고,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대통합신당에 대한 당내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속도와 방법에 대한 이견을 이유로 탈당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라며 "열린우리당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전대를 통해 대통합신당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과 함께 있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으로 살아남겠다는 이유만으로 탈당하는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짜고 치는 탈당', `기획탈당', `뺑소니 정당'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을 배신하고 중도개혁세력을 분열시킨,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라며 "이번 집단탈당은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정당임을 반증한 것인 만큼 여당내 중도개혁세력은 하루빨리 탈당해 민주당이 주도하는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에 참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