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11명을 태운 한국 화물선이 14일 오후 일본 앞바다에서 폭풍우로 침몰, 한국인 4명 등 선원 9명이 실종됐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0분께 일본 혼슈 나고야만 남방 9마일 해상에서 철판 3천t을 싣고 지바현 치사라스항을 떠나 포항으로 향하던 제주 선적 1천994t급 화물선 제니스 라이트호(대호상선 소속)가 악천후 속에 침몰했다.

   사고 해역에는 이날 폭우와 함께 초속 21∼23m의 강풍이 불고 파고 5m 이상의 거친 파도가 몰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에 나선 일본해상보안청 순시선은 오후 8시께 사고 지점 인근 해역에서 표류 중이던 구명벌(Life Raft) 3개를 발견, 미얀마 선원 2명을 구조한 데 이어 오후 9시 30분께 빈 상태로 바다 위를 떠돌던 나머지 구명벌 1개를 발견했다.

   제니스 라이트호에는 침몰시 비상탈출기구인 구명벌이 모두 4개 탑재돼 있었는데 그중 하나에 구조된 미얀마 선원들이 탔고 나머지 3개는 빈 채로 발견된 것이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4명 외에 미얀마인 5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이 승선해 있었다.

   제니스 라이트호는 출항 직후 기상상태가 좋지 않다며 대호상선 본사에 예인선 지원을 요청하다 통신이 두절됐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순시선 3척을 사고 지점 인근 해역에 투입, 밤샘 수색을 벌였으나 15일 오전 0시30분 현재 실종 선원을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청 관계자는 "침몰시 비상탈출 기구인 구명벌 4개가 모두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침몰이 확실한 것 같다"면서 "실종 선원들이 구명벌에는 타지 못했지만 끝까지 잘 버티어 무사히 구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인 실종선원 명단
▲선장 이한대(58.부산 남구 대현동) ▲일등항해사 서성웅(64.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등기관장 고병호(62.전북 임실군) ▲일등기관사 박민종(63.부산시 중구 중앙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