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국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연쇄화재 등 각종 사건ㆍ사고가 잇따르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이 피의자를 혼동, 엉뚱한 피의자를 석방했다가 뒤늦게 검거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사건도 일어났다.

   ◇ 화재로 7명 사망 = 19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연휴 기간 전국에서 200여건의 화재가 발생, 최소 7명이 목숨을 잃고 10여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17일 오전 4시께 경기 과천시 경마장 부근 비닐하우스에서 찜질매트 합선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이 곳에 살던 정모(18ㆍ여)씨가 숨지고 정씨의 할머니(71)가 화상을 입었다.

   18일 오전 4시30분께 경기 고양시 행신동 소만마을의 한 아파트 12층 김모(39)씨 집에서 가스 폭발과 함께 불이 나 김씨와 부인 양모(35)씨, 큰아들(10), 막내딸(9) 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다.

   같은 날 낮 12시40분께는 서울 청담동 S아파트 유모(83)씨의 집에서 도시가스 폭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유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아파트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19일 오전 3시10분께는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삼성당2리 최모(60)씨의 집에서 불이나 안방에서 잠을 자던 지체장애인 최씨가 숨졌다.

   ◇ 방화 의심 연쇄화재 = 연휴 마지막날인 19일 오전 4시7분께 서울 아현1동 다세대 주택가에서 연쇄 화재가 발생해 주민 2명이 다치고 20여 명이 대피했다.

   경찰은 반경 50m 이내 6개 가구에서 거의 동시에 불이 난 점과 타다 남은 종이 사과상자가 현장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방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 변사ㆍ자살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6일 오후 4시께 귀성객들로 북적거리던 서울역 2층에서 노숙인 김모(47)씨가 바닥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오후 4시 30분께는 충북 청원군 남일면 마을 뒷산에서 사업실패를 비관해 2주 전 가출했던 A(42)씨가 소나무 가지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설 당일인 18일 오후 1시께는 서울 양화대교 전망대에서 하류 쪽으로부터 200m 떨어진 한강 수면에 홍모(36)씨의 시신이 떠올랐다.

   경찰은 김씨의 경우 오랜 노숙생활에 따른 변사로, A씨와 홍씨의 경우 신병을 비관한 자살로 각각 추정하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45분께 인천 작전동의 한 아파트 6층 베란다에 43세 여성이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고 같은 날 오후 1시 46분께는 부산 지하철1호선 사하역 승강장에서 진입하던 전동차에 63세 여성이 투신, 자살을 기도했다.

   ◇ 교통사고 = 연휴 기간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에서 대형 교통사고는 없었으나 17일 오후 5시52분께 경북 경주시 인왕동 상서장 앞 커브길에서 산타페와 SM7 차량이 충돌해 산타페 차량에 탔던 허모(17)양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18일 오후 10시 7분께는 전남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부근 도로에서 53세 여성 보행자가 지나가던 승용차에 치어 숨졌으며 19일 오전 3시 29분께는 서울 용두1동 부근 도로에서는 신원미상의 50대 여성이 누워 있다가 지나가던 택시에 치어 중상을 입었다.

   ◇ 엉뚱한 피의자 석방 = 경찰이 피의자를 혼동하는 바람에 엉뚱한 사람을 풀어줬다가 다시 붙잡는 소동이벌어졌다.

   18일 오전 6시 15분께 서울 금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 석방 지시가 내려진 임모(43)씨가 잠이 든 틈을 타 성이 같고 나이가 비슷한 다른 임모(41)씨가 석방 당사자 행세를 하면서 풀려난 것이다.

   경찰은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뒤져 행방을 추적한 끝에 이날 오후 1시 40분께 독산동 인근 등산로로 하산하던 도주자 임씨를 다시 체포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28분께는 경기 수원시 탑동 차모(63)씨 집에서 차씨의 셋째 동생(49)이 넷째 동생(48)에게 공기총을 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유산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은 형제들이 큰집에 도착하자마자 싸움을 벌인 것으로 보고 병원에 입원한 이들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