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 투자의혹과 관련해 특검 수용 검토 지시를 한것은 이번 사건을 성역없이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더이상의 파문확산은 막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등 야당이 여권 실세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며 청와대에까지 칼끝을 들이대는데 대해 더이상 방관할 수 없는 만큼 정면대응 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강한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개입 의혹이 수사의 초점이 된 마당에 어떤 식으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야당에서 계속 문제삼을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차제에 분명하게 원칙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특검수용 검토 지시에 대한 진의 파악에 주력하면서도 새삼스럽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줄곧 야당의 특검 요구를 정치공세로 규정해 온데다 의혹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특검을 받아 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우리당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거쳐 수사결과가 미흡하면 언제든지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고 노 대통령도 그런 의미로 말씀하신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오 원내부대표는 이어 “당의 입장은 이전과 이후가 변함이 없다”며 “야당의 특검 요구에 반대하고 표결하면 반대해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등 특검을 주장해온 야당은 노 대통령이 당연한 결정을 내렸다며 환영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외국순방을 마치고 귀국한지 하루만인 노 대통령의 특검 수용 지시를 '대통령 특유의 정면돌파식 정치'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야당이 제출한 특검법안을 여당이 원안대로 조속히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특검을 받아들인 것은 '오일게이트'가 권력형 비리라는 것을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열린우리당도 청와대의 뜻을 받들어 야당이 낸 특검법을 원안대로 수용해서 국민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권·박춘대·정의종·tom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