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의 묵인속에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이후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가나가와현 마쓰자와 시케후미 지사가 3·1운동의 상징인 화성 제암리를 방문, 용서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22일 오전 마쓰자와 가나가와현 지사는 손학규 도지사와 함께 화성시 향남면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을 방문, 순국열사 23위가 모셔진 영묘에 헌화·분향했다.
“3·1운동으로 희생당한 분들을 애도했다. 이 역사적 사건을 마음깊이 새기고 양 지역의 이해와 우호관계를 넓히는 계기로 삼고 싶다.”
묵념을 마친뒤 마쓰자와 지사는 취재진을 향해 진지한 어조로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독도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 현지의 정서를 감안한다면 일제만행에 대한 사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었다.
마쓰자와 지사는 또 “국가간 관계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지만 경기도와는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양 지역의 우호협력관계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순국기념관 방명록에는 손 지사와 함께 '우정'이라는 글씨를 새겨넣었다.
이어 그는 제암교회 강신범 목사의 손을 꼭 잡으며 “일본에 오시면 꼭 들러주시기 바랍니다”며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마쓰자와 지사의 이번 방문은 당초 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행사 참석을 위한 것으로 제암리 방문은 공식일정에 없었다. 또 마쓰자와 지사는 지난해에도 '경기도-가나가와현-랴오닝성 우호교류회의' 참석차 경기도를 방문했으나 당시에는 제암리에 들르지 않았었다.
게다가 가나가와현 지사의 제암리 방문은 자매결연 첫해인 1990년과 1995년 두차례 이후 끊긴 상황이었고 최근 양국의 미묘한 관계까지 감안한다면 이날 마쓰자와 지사의 제암리 방문은 전격적인 것이었다.
이에대해 손 지사는 “한일관계가 미묘한 이때에 일본의 유망하고 미래가 촉망되는 정치인이 제암리를 방문하고 순국희생자에게 헌화·묵념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이다”면서 마쓰자와 지사의 용기있는 행동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손 지사는 이날 오후 이천에서 열린 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식에서도 마쓰자와 지사의 소신을 높이 사고 한일관계에 대한 거침없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손 지사는 “일부 대중의 일시적인 감정에 따르기 보다는 당장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미래를 향해 용기있게 국민을 선도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자세”라며 포퓰리즘 정치행태를 보이고 있는 일본 정치지도자들에게 일격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