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의 한 전문요양병원이 경영권 등을 둘러싼 의료법인 이사들간의 갈등과 법정 다툼으로 1년 가까이 파행운영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장기 분쟁으로 적자가 늘어난데다 이사들간 분쟁으로 기본적인 회계업무마저 차질을 빚고 있어 가난한 독거노인들이 대부분인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11일 시흥 H병원과 시흥보건소 등에 따르면 의료법인 H재단측은 지난 2005년 11월 시흥시 정왕동의 지하2층 지상6층 규모의 옛 병원 건물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이듬해 3월 140여개 병상을 갖춘 노인전문의 H요양병원으로 개원했다.

그러나 개원 직후부터 병원 운영을 둘러싸고 일부 이사들과 의료진들간 마찰을 빚더니 급기야 의료진 해임사태에 이어 '이사직무를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신청까지 법원에 제기됐다.

또 처음 병원 건물을 경락받은 재단이사장 A(59)씨와 A씨로부터 건물을 매입한 또다른 재단이사 B(49)씨가 '매매잔금 미지급' 문제를 들어 "내가 진짜 병원 책임자"라며 다툼을 벌이기 시작하는 등 지금까지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병원 운영이 파행으로 이뤄지면서 개원 1년을 맞은 지금까지 월 평균 수입은 2억원대로, 인건비 등 한달 최소 경비 3억5천여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다. 게다가 법인 통장과 인감을 갖고 있는 이사장 A씨가 지난달부터 일체의 자금 인출을 막으면서 건강보험관리공단의 보험금 지급 정지까지 신청했다.

이에 따라 현재 직원 50여명의 인건비는 물론이고 환자들 식대까지 3개월치(약 1억원)나 밀려있는 상태다. 또 가스사용료도 못내서 업체로부터 수차례 중단 통고까지 받았으나 그때마다 원장 등 일부 직원들이 사비를 들여 막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환자들의 불편은 물론 원치않는 퇴원도 불가피해 저소득층 노인이나 독거노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B씨는 "이사장인 A씨가 얼마전에는 법인 통장 비밀번호를 바꾸는가 하면 건강보험관리공단의 보험금 지급 정지까지 신청해 병원 자금이 모두 통제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이사 C(43·여)씨도 "A씨는 병원에 한번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자금줄만 죄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능하면 일부 환자들에게는 현금으로 치료비를 내도록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B씨가 환자 입원 보증비 2억여원을 비롯해 병원 수익금 모두를 운영비에 쓰지않고 변호사 비용과 개인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이미 B씨는 개인통장으로 6억여원의 보험금을 챙겨 더이상 방치할 수 없어 보험금 지급 정지를 시켜놓은 것 뿐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