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에 드럼통과 쇠파이프 등 고철들로 세워진 높이 12m 무게 250t의 고철탑이 '명물인가, 흉물인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종택기자·jongtaek@kyeongin.com
'수원의 명물인가, 아니면 흉물인가'.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에는 70대 노인이 20여년전 고물을 모아 3년여 동안 쌓은 고철탑이 서 있다.

고철탑은 방송을 통해 몇차례 소개된 뒤 유명세를 탔지만 최근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현장 확인 결과 고철탑은 높이가 12 정도로, 옆에 있는 5층 건물 보다 조금 더 높아 보였다.

재료는 드럼통과 철근, 폐자전거, 선풍기, 쇠파이프, 의자, 옷걸이, 빨래건조대 등 고철들이 촘촘히 쌓여 탑모양을 이뤘고, 꼭대기에는 태극기가 펄럭였다.

탑을 쌓은 김모(78) 노인은 사용된 고철이 250t은 넘을 것이라고 한다. 값으로 치면 어림잡아 4천만원 정도다.

하루종일 고물을 주워 모으는 그는 하루 1만원 꼴인 임대료를 내면서도 고철탑을 지키고 있다.

구운동사무소 직원은 "탑이 세워진 지 20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사무소로 위치가 어디냐는 문의전화도 많이 오고, 타 지역에서 사진기를 들고 삼삼오오 찾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전했다.

고철탑이 만들어질 당시 이 지역은 휑했지만 지금은 건물들이 촘촘히 들어섰다. 바로 맞닿은 대지에도 빌라가 건축돼 주민들이 산다.최근 인근 주민들은 "무너질 경우 인명·재산피해가 우려되고 비가 오면 고철에서 나오는 폐수로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며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을 시에 제기했다. 동사무소에는 바람이 불면 고철가루가 날아든다는 민원도 접수된다.

시 관계자는 "고철탑이 위험할 수 있지만 사유재산이라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어렵다"며 "일단은 안전관리 등에 대해 권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