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 초민감품목인 쇠고기와 오렌지의 관세를 완전히 없애자는 미국 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뼈 포함 쇠고기' 수입 문제 역시 5월 이후 미국에 대한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광우병 위험 등급이 확정된 뒤에야 논의가 가능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과천 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집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미 FTA 농업 분야 쟁점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쇠고기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축산농가의 경쟁력이 견딜만한 수준까지는 관세를 낮출 수 있지만 이 역시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낮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검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5월 하순 OIE가 (미국의 광우병 위험 등급) 결정을 내리는데, 어떤 판정이 나올지를 가정하고 어떻게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느냐"며 "OIE의 결정이 나오면 신축적으로 대응하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오렌지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는 "오렌지 역시 안정적으로 15∼20년 장기간에 걸쳐 관세를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번 FTA에서) 관세 완전 철폐는 어렵고 우리 감귤이 생산되지 않는 기간에 관세를 낮추는 계절관세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미국 측이 제시한 '돼지고기 5년 내 관세 철폐'안에 대해서도 "5년은 무리가 아닌가 싶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감자, 대두(콩) 등의 기타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식용'의 관세를 낮추기는 힘들다"면서도 "대신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이미 수입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있는 '가공용' 등에 대해서는 인심을 쓸 수 있다"고 밝혀 다소 유연성을 발휘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또 박 장관은 "현재 농업 분야에서는 쇠고기, 돼지고기, 감자, 치즈, 대두 등 7∼8개의 민감 품목만 남아있다. 실무진이 협상을 잘 해 (쟁점 품목 수가) 많이 줄었다"고 협상 진행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농업 피해 대책과 관련, "큰 밑그림 아래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아직 협상의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예를 들어 양돈산업의 경우 시설이 낡아 생산성을 한 20% 정도 까먹는데, 내년부터 노후 시설 교체 등을 지원해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국산 농산물 가운데 8개 품목이 일본 수입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액이 지난해 23억달러에 이르는 등 국내 농업도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농가들을 격려해 향후 농산물 수출액을 100억달러까지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朴 농림 "쇠고기.오렌지 관세 완전철폐 안돼"
입력 2007-03-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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