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덕수(韓悳洙.58)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직후 무기명 투표로 실시된 한 총리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은 의원 270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210표, 반대 51표, 무효 9표로 가결됐다.
한 총리 인준안에 던져진 반대 51표는 `한미 FTA 졸속타결을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한 의원 숫자와 같았다.
이에 따라 한 총리는 고 건(高 建) 이해찬(李海瓚) 한명숙(韓明淑) 전 총리에 이어 참여정부 제4대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르면 3일 한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한 신임 총리는 참여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과 경제부총리, 한미FTA 체결지원위원장 및 대통령 FTA특보 등을 지내며 한미 FTA 협상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왔다는 점때문에 한미 FTA에 비판적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표가 나왔으나,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과 2당인 열린우리당의 다수가 찬성표를 던져 무난하게 임명동의 절차를 마쳤다.
`FTA 전도사'라는 별명을 가진 한 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무난하게 가결됨에 따라 향후 여론의 추이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상정됐을 때 가결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다소 섣부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총리는 취임후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는 한미 FTA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는 물론, 국론분열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 농업 등 피해 산업과 계층에 대한 보완책 마련 및 관련 국내법 재정비 등을 진두지휘해야 할 중책을 떠안게 됐다.
또 임기를 11개월 가량 남겨둔 참여정부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차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도 한 총리에게 맡겨진 임무다.
한 총리는 통상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정통 경제관료로서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상공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고, 국민의 정부에서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청와대 정책기획.경제수석 등을 지냈으며 참여정부에서도 국무조정실장과 경제부총리 등 핵심요직을 역임했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한 총리는 `일이 취미인 사람'이라는 평판을 들을 정도로 일벌레로 알려져있고, 특히 통상 전문가로서 시장경제 및 경제개방에 대한 소신이 뚜렷해 한미FTA 타결에 따른 후속조치를 추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