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계·정밀기기

한미FTA가 발효되면 기계류와 정밀기기 등은 고관세 품목인 공작기계(관세 4.2%)와 밸브(관세 3.2%) 등을 중심으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대미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내 필수 생산설비와 정밀기기 부품의 수입 단가 인하로 이들 핵심 부품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종은 경기도와 인천시 모두 주력 수출품목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양 지자체와 업계는 한미FTA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의 지난 2006년 기계류·정밀기기 등의 대미 수출액은 84억4천6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13.3%를 차지했다. 최근 수출이 급증해 지난 해에만 48%에 달하는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 경기도 전체 수출품목 중 4위를 기록했다. 수입은 17%로 수출증가율보다 높지 않았다.

인천의 경우 지난해 전체 대미 수출액 23억6천500만달러 중 기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6.5%(13억3천700만달러)로 자동차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수입은 2억달러로 11억3천7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경기·인천의 주력 산업인 기계·정밀기기 분야가 한미FTA 발효에 따라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다면 지역경제는 막대한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FTA로 인해 피해를 보는 품목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미 수입 규모가 큰 품목인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전자응용 가공공작기계, 기타 특수산업용 기계, 터빈, 기체펌프와 압축기 등이 해당된다.

▲ 한미FTA가 발효되면 기계류와 정밀기기 등은 고관세 품목인 공작기계와 밸브 등을 중심으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대미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인천시 계양구 한 정밀기기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sseok@kyeongin.com
이 가운데 수입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 제조용 기계의 경우 관세가 없기 때문에 관세의 철폐에 따른 직접적인 대미 수입 증가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라 하더라도 현재 8%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전자응용 가공공작기계 등 일부 핵심 고부가가치 품목의 경우에는 FTA에 따라 관세가 철폐되면 오히려 국내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관세율만을 기준으로 볼때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품목의 대미 수입 증대 가능성이 커지고 현재 13%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는 볼베어링과 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828개 품목의 수입 피해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 이는 핵심 정밀기기를 중심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생산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계류와 정밀기기 분야가 한미FTA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무엇보다도 원천기술에 해당하는 설계기술력 향상을 위해 집중 투자해야 한다. 정부도 기계류와 정밀기기 분야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설계기술 개발과 체계화를 위해 기술DB를 구축하고 기업맞춤형 지원을 하는 등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계기술분야에서 우리보다 경쟁 우위에 있는 미국의 지능형 제어기술 분야 협력 등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의 기술협력을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