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히로뽕과 향정신성 의약품 등 마약류를 밀반입해 유명 록가수와 전 국가대표 상비군 등에게 공급한 마약 밀매조직과 상습 투약자 60여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강원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7일 히로뽕 등 마약류를 항공화물편으로 밀반입해 국내에 공급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총책 심모(53.부산시)씨와 알선책 서모(36.대구시)씨 등 33명을 구속하고 투약자 문모(43.춘천시)씨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심씨 등으로부터 히로뽕 270g과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 600정, 대마 25g 등 시가 1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 등은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항공화물편을 이용해 다량의 마약류를 밀반입한 뒤 서울, 부산, 대구, 강원지역 알선책 및 도.소매책 등을 통해 일반 투약자들에게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마약 투약 혐의자 가운데는 국내 대표적인 록그룹의 리드 보컬로 활약해 온 J씨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J씨는 지난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모발채취 분석결과 마약류 양성반응이 나왔으며 경찰은 J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J씨는 또 지난 해 전국의 22개 병.의원을 수십여 차례 방문, 마약류 성분이 있는 진통제 등을 다량 처방받아 투약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를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등 의사 처방없이 마약류를 사용케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마약류 밀매조직원 등을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마약상으로부터 J씨에게 마약을 공급했다는 진술을 확보, J씨에 대한 수사를 벌여 왔다.
경찰에 적발된 투약자 중에는 전 국가대표 레슬링 상비군 출신 J(39.구속)씨와 새터민 K(44.구속)씨, 시외버스 운전기사 P(47.구속)씨 등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수 J씨가 의사 처방없이 마약류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별 처방내역에 대한 전국 병.의원간 네트워크가 구성돼 있지 않은 허점때문"이라며 "마약류 남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